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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생리 휴가 '여학생'도 필요하다

전교조, 초·중·고 여학생 1천2백 여명 설문조사 발표

전교조 여성위원회는 11일 '전국 초중고 여학생의 생리와 학교생활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달 1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여학생 1,26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로 여학생들이 생리로 인해 겪는 고통을 파악하고 대안을 수립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되었다.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47.8%, 중학생의 27%, 초등학생의 12.1%가 '생리통이 심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많은 여학생들이 생리 때 요통·두통·어지럼증 등 통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고등학생의 63.2%, 중학생의 41.6%, 초등학생의 26%가 "진통제를 복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생리 때 어떤 배려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36.7%가 "병결로 처리하지 말고 공결로 처리해서 집에서 할 쉴 수 있게 해달라"고 했으며 26.6%가 "귀가조치"를 21.7%가 "양호실에서 휴식"을 요구하는 등 90%가 넘는 여학생들이 안정적인 휴식을 필요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교조는 "생리에 수반되는 고통으로 인하여 업무수행이 어렵기 때문에 성인 직장 여성들에게 생리휴가가 허용되고 있다"면서 "여학생들의 경우에도 생리로 인한 결석·조퇴·지각에 대해 생활기록부상의 불이익이 없도록 공결로 인정해야 하고, 보건실에 온돌, 전기온돌, 찜질 팩 등 생리통을 완화할 수 있는 설비와 학생들이 쉴 수 있는 침대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학교는 생리대 생산 및 유통업체가 생리대를 학교에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도 하고 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국장은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생리통이 10∼20대 여성에게 학교를 결석하거나 직장을 결근하게 하는 가장 많은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사춘기에서 1차 생리통은 생리시작 직후 2∼3년 동안 대체로 나타난다"고 전했다. 생리통이 성인여성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우 씨는 "몸의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고 학생들에게 몸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부여하여 생리통으로 인해 고통을 겪을 때 쉴 수 있는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우 씨는 '터부'나 '금기'처럼 여겨졌던 '생리'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성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그 주된 내용으로 자신의 몸에 대한 자신감을 갖도록 교육하며 생리통이 발생할 경우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생리통으로 인하여 등교하지 못할 경우 '개인적 사유로 인한 결석'으로 처리되어왔다. 몸의 차이가 어떤 측면에서는 차별을 불러온 것. 결국 이런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 학교당국이 여학생들의 건강권에 주목하여 적극적 조치를 실천해야 한다는 요구는 늦었지만 주목해야 한다. 여학생들의 고통에 대해 무관심과 무대책으로 일관했던 그간의 관행에 종지부를 찍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