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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문민정부 양심수 3,775명

민가협 목요집회 오늘 200회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민가협 목요집회’가 오늘로 2백회를 맞았다. 김영삼 정부 첫해인 93년 9월23일 시작된 목요집회가 만 4년을 넘어서도록 지속된 것 자체가 우리 인권현실을 말해주는 셈이다.

당시 민가협 회원들은 “올 겨울이 가기 전에 늦어도 이번 성탄절에는 양심수가 풀려날 것이라 믿고 12월24일을 양심수 전원석방과 국가보안법 철폐의 날로 만들기 위해 매주 목요집회를 연다”고 밝혔다<인권하루소식 93년 9월24일자>.

그러나, 93년 연말이면 끝나리라 여겼던 민가협 목요집회가 1백회를 넘어 2백회에 이른 지금까지도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도 감옥에는 40년째 구금중인 우용각(69) 씨를 비롯해 20년 이상 복역중인 장기수가 20여 명에 달하며, 전․노 정권에 저항한 이유로 끌려간 5, 6공 양심수 등 9백여 명의 양심수가 갇혀있다. 또한 김영삼 정부 들어서도 양심수는 늘어나기만 했다. 민가협이 밝힌 바에 따르면 8월1일 현재 김영삼 정권 하에서 구속된 양심수는 무려 3천8백여 명에 이르며, 올해 양심수는 9백80명이다. 이중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어 있는 양심수는 5백10명으로 무려 52%를 차지했다.


세계최장기수 김선명 씨 석방

민가협 채은아 간사는 “꼭 목요집회의 성과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45년 세계최장기수 김선명’을 목요집회를 통해 집중적으로 알려냈고, 국내외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것이 95년 김선명․안학섭․한장호 세 분 등이 석방되는 데 한 몫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목요집회는 외국인노동자를 포함한 노동자 인권문제, 고문피해자문제 등 인권과 관련된 사회문제를 힘닿는 데까지 알려내는 등 살아있는 ‘인권고발의 장’으로 역할해 왔다.


목요집회를 찾아오는 시민들

4년을 줄기차게 진행해 오기까지는 어려움도 많았다.

목요집회에는 매회마다 2-3명의 피해자들이 나와 피해사례를 고발하는데, 암울한 사회분위기에서 자신의 피해사례를 많은 사람 앞에서 당당하게 밝힌다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더욱이 피해사실을 폭로함으로서 ‘또다른 피해가 있지 않을까’는 두려움으로 결국 사람들 앞에 나서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다른 어려움은 목요집회를 이끌어온 50, 60대 민가협 어머니들의 건강문제이다. 햇수로 5년째 접어드는데 매주 집회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었다. 또 그동안 양심수 석방의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기만한 상황은 지친 몸을 더욱 힘들게 하는 한 요소이기도 하다.

어려운 만큼이나 고마움과 보람도 크다. 채은아 씨에게 있어 가장 감동적으로 남아있는 집회는 94년 6월 아르헨티나 ‘5월광장어머니회’ 어머니들과 함께 한 목요집회였다. 지구의 끝과 끝에서 비슷하게 싸우는 한국의 어머니와 아르헨티나의 어머니들은 처음엔 낯설어했지만 몇 번 만나가면서 서로간에 뿌듯한 연대감을 느꼈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이면 목요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부러 탑골공원을 찾아오는 일반 시민들, 서울대 대동제 기간마다 열리는 장터 때문에 목요집회가 탑골공원에서 열리지 않는 날이면 어김없이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오늘 목요집회는 왜 안하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큰 힘이 되어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