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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권영화 ③ 다민족의 공존문제를 다룬 “론스타”

감독:존 세일즈/주연:매튜 매커니히, 크리스 쿠퍼/96년작


각 나라마다 그들의 역사적 흐름을 주도하고 고착화시키는 사회사가 있고, 그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근본적인 파생원인은 묻어 버린 채 갈등만을 맹목적으로 확대시키기도 한다. 다인종 연방국가인 미국에서의 인종차별 역시 많은 불합리한 제도와 구조를 양성화했고, 그 때문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터질지 모르는 불씨를 늘 안고 있다. 그래서 문제가 있는 곳에는 다소의 비난과 사회적 불이익을 감당하면서라도 그 문제를 표면화시키고 쟁점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투신하는 사람들 또한 있기 마련이다. 레즈비언이나 흑인들의 문제들을 영화를 통해 지적해온 존 세일즈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이번에 그가 영상에 옮긴 문제는 ‘어떻게 다민족으로 공존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텍사즈 주의 최남단인 론스타는 멕시코와 작은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둔 접경 마을이다. 한밤중에 강을 건너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불법이민자들이 많은 이곳은 다른 지역과 비슷하게 있는 흑백 갈등에 멕시코인들과의 갈등이 더해진다.

마을의 외곽 사막지역에서 우연히 발견된 오래된 해골과 녹슨 보안관 배지는 이런저런 갈등이 뒤섞인 삶을 지속하고 있는 몇몇 마을 유지들의 일상에 파문을 일으킨다.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있다 돌아온 보안관 샘 디드는 이 사건을 정직하게 파헤치려 하고, 그의 손에 들어오는 단서들은 묘하게도 고인인 된 후에도 영웅적인 보안관으로 전설적인 빛을 발하고 있는 그의 아버지 버드에게로 모아진다. 여기에 또 하나 샘을 괴롭히는 문제는 학창시절 첫사랑이었던 멕시코계 여인 필라와의 관계이다. 그의 아버지와 그녀의 어머니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이루지 못했던 이들의 사랑은 23년이란 시간의 격리에도 불구하고 오롯이 간직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살인사건의 전모는 전혀 엉뚱한 방향에서 그 실체를 드러내고, 그 이면에 배태되어 있던 비극적인 사연이 베일을 벗는다.

론스타의 서사구조는 단선적인 사건 풀이에 머무르고 있지 않다. 현재를 낳은 과거의 역사가 편집에 의존하지 않고 카메라의 평면 진행으로 이어지며, 민족 갈등 사이로, 흑백 갈등과 방황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