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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사용자 총공세에 단위노조 무력화

부천 샤몽화장품, '노조 지키기'도 버거워


1월 총파업 투쟁이후 회사측의 '노조무력화' 공세로 인해 여러 사업장들이 '노조 지키기' 싸움을 힘겹게 벌여나가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에 소재한 샤몽화장품(대표이사 박재남)이 그중 하나인데, 샤몽화장품은 노조가 1월 민주노총의 방침에 따라 총파업투쟁을 벌이자, 곧바로 파업기간 임금 미지급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고발, 대량징계와 집행부 4명에 대한 해고 조치를 내렸다. 이로 인해 노조활동이 거의 무력화되었고, 위원장을 제외한 노조간부들은 회사출근마저 저지 당하고 있다.


'무노무임'으로 노조무력화

회사측은 이번 노조의 총파업을 '대정부 투쟁을 목적으로 한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무노무임금 원칙을 제시하며 조합원들을 분리하는 작업부터 진행했다.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다음날인 1월 16일 회사는 "업무복귀시 모든 사항을 불문에 붙이겠지만 미복귀시엔 무노동무임금을 적용하겠다"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향후 불법파업 및 태업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조합원들에게 작성하도록 하였다. 75명의 조합원 가운데 주부사원 30여 명이 이탈하면서 노조는 동의서 작성자와 비작성자로 분리되었고, 분리된 조합원들 간에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특히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은 조합원들이 강제로 작업장에서 내몰리는 과정에서 남자 관리직원들에 의한 폭행과 성추행이 발생해 사무장 최선혜 씨가 현재까지 병원 치료중이며, 노조는 관리직원들과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백연희(26) 노조 부위원장은 "총파업투쟁이 정부와 노동자 간의 대결로 부각되면서, 다수의 조합원들은 이 싸움이 사실상 정부를 앞세운 사용자와 노동자 간의 대결이라는 점을 충분히 각인하고 있지 못했다"며 "정부와의 싸움으로 회사만 손해를 입었으며, 따라서 이번 파업은 불법이라는 회사측 논리가 어느 정도 먹혀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굴욕감 속에 작업 복귀

회사는 지난 1일 노조위원장 이정희(28) 씨를 비롯해 노조 집행부 간부 4명을 '불법파업'을 이유로 전격 해고조치 했으며,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은 15명에게 견책·감봉·무노무임금 등의 징계를 내렸다. 징계를 받은 15명은 결국 6일자로 시말서를 작성하고 전원 작업에 복귀한 상황이다.

백 부위원장은 "회사측의 공세로 인해 노조 조직력이 거의 와해된 상황이며, 조합원들은 굴욕감을 느끼면서도 뾰족한 대책을 갖고 있지 못한 처지"라고 밝혔다. 그는 또 "18일로 예정된 총파업에 동참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해고무효화 투쟁과 노조 조직력 정비에 전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12일 법원에 해고무효소송을 제기했으며, 13일 시청 항의방문과 지속적인 출근투쟁 등을 통해 조직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샤몽화장품을 비롯해 탄압이 심한 사업장을 선정해 '불매운동·규탄집회·탄압 진상조사단 파견' 등의 지원 방침을 밝힌 바 있지만, 샤몽화장품의 경우엔 별다른 지원책이 시행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