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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민변, "검찰 입건 여부부터 밝혀라"

북한 쌀 문제로 검찰과 강경 대립


검찰이 북한 주민에게 쌀을 보내기로 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회장 최영도, 민변)에 대해 수사할 방침을 밝히고 백승헌 변호사(민변 사무국장)를 소환하려 하자, 민변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력한 입장을 밝혔다.

민변은 "검찰에 백승헌 변호사가 정식으로 입건된 것인지, 입건되었다면 무슨 혐의인지, 그에 대한 소환이 참고인으로서인지 피의자로서인지를 먼저 밝힐 것"을 요구하면서 "검찰이 입건 여부 등을 밝혀 정식으로 소환을 하면 논의를 거쳐 적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변은 또 "서울지검 공안부 주성영 검사는 백 변호사에게 15일 오후 출석할 것을 전화로 한 차례 요구했으며, 언론 보도와 달리 17일 오후 3시까지 출두할 것을 통보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뒤, 언론에 사실확인 없는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백변호사는 주검사와의 통화에서 "입건된 것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전화 소환이고, 또 민변 사업과 관련된 것이어서 소환에 응할 것인지 여부를 개인 차원에서 결정할 일이 아님"을 전달하고, 다음 주초에 열릴 민변 집행위원회에서 이를 논의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문화일보 16일자 사회면 기사는 "검찰이 백변호사에게 16일 오후 3시까지 출두할 것을 재통보했으며, 검찰은 백변호사가 계속 출두하지 않을 경우 백변호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고 대북 쌀지원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민변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민변은 "북한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쌀을 허락하지 않고 대한적십자사만을 통해야 한다는 정부의 조치는 법적인 근거가 없다"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쌀을 보내기 위해 통일원과 대한적십자사에 최대한 협조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음에도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 어쩔 수 없이 민변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지난해 12월 회원들의 성금 1천2백20만원을 모아 북한에 쌀을 보내기로 한 뒤, 북미회담이 타결되어 남북한 관계가 개선될 국면이 왔다고 판단, 지난 14일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WCC)에 이를 기탁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민변은 "통일원이 북한주민접촉신청을 불허한 근거인 납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 지나치게 정부의 자의적인 집행을 가능하게 하고, 남북기본합의서에도 어긋나며, 평화적 조국통일을 강조하고 있는 헌법정신에도 어긋난다"며 앞으로 위헌제청 등 법적인 수단을 통해 다투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