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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1회 인권영화제 작품 소개 ⑥


■ <이발> 미국/ 1992/랜디 레드로드/ 10분/ 극영화

인종적 편견과 갈등은 어느 곳에서나 잠복해 있게 마련이고, 동네 이발소도 그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한 소도시에 거주하는 인디언 여성은 그녀의 어린 딸을 이발소에 데리고 올 때마다 일상적인 인종주의를 감지한다. 이발소 안에 있는 자신과 어린 딸은 백인 이발사와 손님들에 둘러싸여 알 수 없는 공포를 느끼고, 이발소 바깥의 한 인디언 노인은 피리를 불며 적선을 구한다. 그리고 그러한 미묘한 긴장과 반목과 고립의 순간은 그녀로 하여금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하고, 그러한 회상의 이미지는 그녀의 어린 딸의 모습과 중첩된다. 이 단편 극영화는 이렇듯 쉽게 지나칠 수도 있는 일상적인 공간과 시간을 포착해서, 이러한 지배적인 문화체계에 대한 순응을 강요하는 이데올로기 기구의 잠재된 메커니즘을 섬세하게 묘사해낸다. 상영일시: 6일 오후 7:40-7:50


■ <누가 빈센트 친을 죽였는가? > 미국/90년/크리스틴 최, 레미 타지마/120분/91년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작

중국계 미국인의 살인 사건을 소재로 삼아 미국 사회의 인종 편견을 파헤친 이 작품은, 한국계 감독으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크리스틴 최의 대표작이다.

27세의 빈센트 친은 평범하고 모범적인 미국 시민이었다. 살인사건이 벌어지던 날 그는 친구들과 함께 술집에서, 독신으로 지내는 마지막 날을 축하하고 있었다. 우연히 벌어진 시비 끝에 그는 크라이슬러 자동차 회사의 직원인 백인 론 에벤스로부터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듣게 되고, 시비가 증폭되면서 에벤스는 친을 야구 방망이로 살해하고 만다. 사건은 곧 재판으로 회부되었고, 너무도 명확한 현장 증거 때문에 이 사건은 미국사회에서 하루에도 수없이 발생하는 다른 살인사건의 하나처럼 곧 종료될 듯 보였다. 그러나, 피부색의 차이는 죽은 자와 산 자의 운명을 갈라놓았고, 감추어져 있던 인종편견은 이 사건의 보도와 재판과 종결과정에 이르기까지 망령처럼 친의 가족을 따라다니게 된다. 계속되던 재판에서 에벤스는 약간의 벌금형만을 선고받으며, 이 결정에 대해 분노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거센 항의 투쟁에 나서게 된다. 어떤 법정 드라마보다도 격동적인 순간을 담고 있는 이 영화의 강점은, 개별적 사건을 통해 압축적으로 드러나는, 개인을 학살한 사회적 장치와 의식에 대한 치열한 탐구에 있다. 상영일시: 6일 오후 7:50-9:50


■ <수단-상처 입은 나라> 영국/94/저니맨 픽처스/30분/기록

수단은 인종과 종교, 사상적 갈등에 의해 끊임없는 내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갈등의 피해자는 바로 수단의 국민들이며 이들은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러한 내전에 휘말려 고통받고 있다. 난민캠프의 참상과 학살의 현장, 교회가 불태워지고 화상의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종교적인 믿음이나 사상적 갈등은 이미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어린 아이들이 먹지 못해서 죽어가고 있으며 들판 곳곳에 널려있는 시체들은 아프리카의 인권상황에 대한 적나라한 보고서이다.

어떠한 이유로도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에 대한 침해가 정당화 될 수 없으며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기아에서의 해방과 아동들의 구제라는 점을 부각시켜 주는 영화이다. 상영일시: 7일 오후 6: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