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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국제인권소식> 수출용 전투기 부순 여성평화운동가 무죄선고

“인도네시아의 범죄 막기 위한 행동이었다”


인권탄압에 사용될 우려가 있는 전투기를 망치로 부순 4명의 영국 여성들에게 지난 달 30일 무죄가 선고됐다.

자신들을 평화운동가라고 밝힌 윌슨(33), 니드한(29), 크론리드(28), 젤더(44) 씨 등은 지난 1월 인도네시아의 군사정권에 수출할 목적으로 영국 내의 24개 군수공장에서 전투기를 생산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전투기 생산 공장의 하나인 워튼 공장에 잠입해 1시간 30분 동안 망치로 전투기를 부수었다.

이들은 대부분 무기발사장치 등을 집중공격해 약 1백50만 파운드의 손실을 입혔으며, 곧 리버풀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4명의 여성들은 재판과정에서 자신들이 한 일을 모두 인정했고, 전투기를 부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배심원들에게 보여 주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스스로를 변론했다. 이들은 변론을 통해 “영국에서 만들어진 전투기를 사용해 인도네시아 군사정권은 독립을 요구하는 동티모르 양민을 학살하는 데 사용했을 것”이라며 “더 큰 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사건을 담당했던 판사도 이들의 증언을 전혀 제지하지 않았으며, 더 포괄적인 증거를 얻기 위해 동티모르에 관한 TV 다큐멘타리 제작자와 전문가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 배심원들의 이해를 도왔다.

무죄로 석방되어 가진 3일 석방 환영파티에서 평화운동가의 성원인 럼스든(61) 씨는 “이와같은 일은 30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라며 “이 용감한 여성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당당히 의견을 밝혔고, 판사도 그러한 행동에 대해 제지하지 않았다”며 밝게 웃었다.

[영국=류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