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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암살지령’ 받은 자는 자수간첩 한병훈

박홍 총장 이상우 씨 재판에서 증언

서강대 총장 박홍 씨가 북한으로부터 암살지령을 받았다는 유학생은 ‘자수간첩 한병훈(32)’이며 자신이 한병훈씨 부부로부터 90년 7월경 입북사실을 처음 들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22일 서울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이상우(42)씨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사건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석태 변호사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94년 9월 총장실에서 한씨를 세번째 만났을 때 한씨가 나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았다고 고백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한씨를 몇 번 만났냐는 질문에 대해 90년 7월경 독일 쾰른에서, 92년 5월과 94년 9월 서강대 총장실에서 총 3번 한씨를 만났다고 밝혔다. 박씨는 한씨를 만나는 과정에서 한병훈, 박소형 부부가 입북한 사실을 들었다고 밝혔으며, 이런 사실을 “수사기관에 함축적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한씨 부부에게 세례를 주고 결혼식을 올려주었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함으로써 한씨 부부의 안기부 진술내용과 상반된 진술을 하였다.


김용무 씨 북한 공작원인지 몰라, 안계춘 교수 증언

박씨에 이어 증인으로 출두한 안계춘(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북한 재독 공작원이라는 김용무 씨의 서울대 동문) 증인은 김용무 씨에 대한 변호인의 질문에 김용무 씨가 70년 독일으로 유학을 간 후 서신교환을 해왔고, 지난해 독일 그의 집에서 묶기도 했으나, 북한의 간첩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고, 그런 낌새도 채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이는 한씨가 이씨의 주선으로 김용무 씨를 만나게 되었다는 내용과 거리가 있어 주목된다.


검찰, 7년 중형 구형 변호인은 무죄 주장

이어 진행된 결심에서 검찰은 이피고인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실인지 가능성이 높으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징역 7년, 자격정지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이석태 변호사는 변론에서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로 한병훈 부부의 진술 외에는 입증할 증거가 없는데, 이들의 말도 매우 의심스럽고, 박홍 총장의 진술과도 불일치하는 면이 있다”며 “한씨 부부의 증언은 법적 효력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피고인은 무죄”라고 말했다.

이상우씨는 최후진술에서 “정권의 안보가 아닌 인간의 안보를 이루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인간안보의 첫걸음은 인권안보”라며 재판부의 공정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결심까지 끝난 이 재판은 이씨가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포섭되었는가에 대한 재판부의 최종판단을 남겨 놓게 되었다.

선고 재판은 4월3일(월) 오전 11시 서울지방법원 425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