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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굴업도 핵폐기장 건설 전면 백지화 요구

격렬 시위 후 굴업도 주민 김계월 씨 사망

오는 2월초 정부의 핵폐기장 확정 고시를 앞두고 핵폐기장으로 선정된 경기도 옹진군 덕적면(덕적면 서포1리가 굴업도임-편집자 주) 주민들과 환경운동단체들의 반대투쟁이 시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시위를 마치고 돌아가던 김계월(62, 여, 경기도 옹진군 덕적면 서포1리) 굴업도 주민이 사망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김 씨 등 덕적면 주민 300여명은 서울로 올라와 오후 1시부터 4시 30분까지 서울 사직공원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굴업도 핵폐기장 결사반대 집회'를 가졌다. 주민들은 다시 인천에 있는 온진군청에 몰려가 "덕적면민의 70%가 핵폐기장에 찬성한다"는 13일 오전의 TV 보도에 대한 옹진군청의 보도 확인을 요구하며 오후 5시 30분부터 3시간 동안 항의농성을 벌였다. 이들 주민 중 100여명은 군청 군수실에 들어가 군수면담을 요구했고, 경찰의 차단으로 미처 군청에 들어가지 못한 주민 200여명은 옹진군청 담 바깥 인도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농성을 벌였다. 군청 밖의 주민들은 서너차례 군청 진입을 시도하였지만, 그때마다 경찰의 강력한 저지로 인해 방패에 밀려 겹겹이 넘어져 깔리는 일이 반복되었다.

옹진군청 앞의 시위를 마치고 막내딸 집으로 귀가하던 김계월 씨는 13일 오후 10시 20분경 현관 앞에 쓰러져 급히 인천 길병원으로 옮겼으나, 오후 10시 40분경 바로 사망했다. 함께 시위에 참가했던 주민들은 김씨가 "옹진군청 앞 전경과의 대치에서 맨앞에 서서 여러 차례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고, 넘어지기도 하였다"며 "경찰의 과잉진압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고 분개하고 있다. 이날은 사망한 김씨의 62회 생일이기도 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유족, 덕적면 주민, 환경운동단체 회원들은 김씨의 주검이 안치된 인천 길병원에서 농성을 하며 △핵폐기장 건설 전면 백지화 △김계월 씨의 죽음에 대한 정부의 공개사과 △내무부, 과기처, 공보처 장관의 해임 △인천 경찰청장과 옹진군수의 파면을 촉구했다.

한편, 덕적도 주민 2백여명은 김씨의 사망과 관련 14일 오후 1시 인천시 중구 답동 소재 가톨릭회관에서 집회를 열고, 과잉진압 책임자의 처벌, 굴업도 핵폐기장 백지화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이어 4시간 30분 동안 동인천역 앞과 옹진군청 앞 대로 등을 점거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서주원(36) 씨 등 환경단체 실무자 4명이 연행되었고, 15일 현재 서씨는 훈방되었으나, 나머지 3명은 인천 중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15일 오전 길병원에서 김계월 씨에 대한 사체 부검을 실시하여 김씨가 스트레스, 강박관념 등의 작용에 의한 심장주의 혈관의 파열에 의해 사망한 것이라고 부검 결과를 추정발표 했다.

김씨는 사망 5일째인 오늘 8시반 길병원에서 발인하고, 10시 옹진군청 노제, 12시에 인천항에서 배편으로 굴업도에 도착하여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