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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컴퓨터 통신에 잇단 국가보안법 적용

9일 ‘현철동’ 회장 기무사에 연행·구속돼

영향력 커가는 컴퓨터 통신에 대한 통제로 보여

컴퓨터 통신에 잇달아 국가보안법이 적용됨에 따라 통신상의 글이 출판물에 해당되는 지에 대한 법률적 논쟁 이외에도 통신에 대한 사법처리가 최근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는 컴퓨터 통신의 내용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여 주목되고 있다.

작년 12월 7일 김형렬 씨(당시 ‘현대철학동호회’ 회장) 연행, 지난 달 23일 이창열 씨(‘희망터’ 회장)를 컴퓨터 통신망에 ‘이적표현물’을 게재한 혐의로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여 구속한 데 이어, 3월 9일 오전 10시 ‘현대철학동우회’ 임시의장인 김영선씨가 국군기무부대에 연행‧구속되었다.

김형렬 씨의 구속이후 작년 12월 중순에 열린 비상총회에서 임시의장으로 선출된 김씨는 ‘현대철학동호회의 위상’ 등의 글을 통신망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김씨를 면회한 김씨의 누나에 의하면 기무사는 구체적으로 혐의내용을 말하기보다는 ‘전반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조사과정에서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국군 제602기무부대에 연행‧구속되었고, 수방사 헌병단 유치장에 수감중이며, 3군지사 58탄약대에서 방위병으로 근무중이었다.

한편 하이텔의 동호회 중 하나인 ‘바른통신을 위한 모임’에는 김형렬 씨의 구속에 이어 김영선씨에 대한 구속은 “통신을 통해 진보적인 생각을 교류하고 공유하려는 젊은이들의 움직임을 막으려는 시도”라며, 컴퓨터 통신 이용자들의 공동대응을 촉구하는 내용이 실린 여러 편의 글이 올라 있다. 또 한 이용자는 “80년대에는 거리와 교문에서 싸웠다면 90년대는 컴퓨터에서 다시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안기부 심리전국 소속인 내외통신사가 공개적인 통신망을 통해 올린 김일성 주석의 신년사를 받아 그대로 통신망에 전재한 ‘희망터’의 경우 국가보안법 적용의 대표적인 이중기준 사례로 보여 최근의 컴퓨터통신에 대한 검열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