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활동가의 편지

든든한 이들과 30주년을 '함께'

“요즘 사랑방은 뭐해요?”

“내년 3월이 사랑방 30주년이어서 한창 준비하고 있어요.”

“30주년이요?! 와… 30년, 30년이라니….”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살림대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살림 조합원이기도 하고 사랑방 후원인이기도 한 동료를 만나서 잠깐 대화를 나누는데, 사랑방이 ‘30주년’을 맞이한다는 소식에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사랑방 내부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계속 논의를 해 와서 그런지 제 입에서 30주년이라는 말이 나오는 건 너무 자연스러웠는데…. 사랑방을 지켜봐온 분들에게는 30년이라는 시간이 새삼스레 대단하게 느껴지거나, 혹은 잘 가늠되지 않는 압도적인 시간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임활동가들과 살림대축제를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면서 200여 명 가까이 참석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하니, 다른 활동가가 “와, 정말 사랑받는 조직이네요.”라고 말하더라고요. 사랑방이 활동가 중심 조직이다 보니 후원인들과 함께하는 자체적인 행사나 모임을 주요하게 하는 단체여서 그런 걸까요, 그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저 역시 이전에는 사랑방을 ‘사랑받는 조직’이라는 이미지로 떠올려본 적은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조금은 다른 의미와 다른 방식으로(?) ‘뭐야… 사랑받는 조직이잖아…’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본격적인 30주년 사업을 앞두고 ‘30주년함께위원회’로 함께 하게 된 후원인분들 덕분에요.

30주년함께위원회로 함께 모이다

지난 11월 17일, 사랑방 사무실에서는 다 함께 만날 일이 거의 없었던 후원인분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는 종종 회의, 기자회견, 토론회나 행사, 농성장이나 집회, 자원활동가 모임 등 오며가며 반갑게 인사하고 만나는 분들인데요, 바로 ‘30주년함께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사랑방 30주년을 준비를 하는 동료활동가-후원인들입니다. 사랑방 10주년, 20주년을 기억할만큼 오랫동안 사랑방을 알아온 분부터 비교적 최근 몇 년 사이 사랑방과 가까워진 분까지, 각자 하는 일이나 사랑방과 관계 맺은 경험은 다양하지만 사랑방을 지지하고 후원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 17명의 사람들이 위원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사실 30주년 준비가 쉽지 않더라고요. 계획대로라면 훨씬 이전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했지만… 아시죠? 기후정의동맹 출범부터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농성과 단식투쟁까지, 눈 깜빡하고 보니 어느새 2022년 후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사랑방 활동가가 수가 적은 건 아니지만 짧은 기간 내에 활동가들끼리 모여 사랑방 운동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말과 길을 찾으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정리하는 게 맞나?’, ‘우리끼리만의 생각이면 어쩌지?’ 헷갈리거나 자신 없어지는 때도 있구요. 30년이라는 시간이 또 그리 특별할 것도 없지만, 사랑방이 어떤 인권운동을 하고자 했고 해 나가려고 하는지를 그동안 함께 해 온 분들과 잘 나눌 방법도 찾고 싶기도 합니다. 그럴 때 ‘그럼요, 해야죠.’ 위원회 활동 제안에 흔쾌히 엮여 주신 분들이 있어서 한시름 놓고 30주년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네요.

함께 맞이할 30주년

그럼 도대체 사랑방 30주년에는 무엇을 하느냐고요? (^^) 2월부터는 30주년을 계기로 사랑방 운동을 지지하며 함께 할 사람들을 더 많이 찾고 만나보자는 목표 하에 ‘후원인모집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3월 말에는 사랑방과 함께 해 온 분들을 모시고 30주년 기념행사를 계획하고 있어요. 명칭에서 눈치 채셨겠지만 ‘30주년함께위원회’는 사랑방의 30주년 사업 기획에 머리를 맞대는 자문 역할부터 사랑방 30년의 활동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지지를 모으는 홍보와 조직 역할까지, 많은 걸 함께 해주시는 든든한 ‘빽’ 역할을 해주실 예정이고요.

사실 위원들끼리 서로를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어색하면 어쩌지’ 살짝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요, 그런 우려가 무색하게 1차 회의에서는 쉬지 않고 여러 의견이 오갔습니다. 전반적인 30주년 추진 계획에 대해서 사랑방 상임활동가들끼리 논의할 때도 걱정했던 부분에 어김없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방향을 제시하는 위원부터,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혹은 그 이상으로) 사랑방 활동가들의 의도를 해석해서 정리해주는 위원, 여러 빈 부분들을 발견하고 사려 깊은 조언 혹은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던져주는 위원, 그 와중에 사랑방 활동가들의 현재 기운과 여력을 궁금해하는 다정한 마음의 위원까지…! 사랑방이 활동가 조직으로 오래 굴러오긴 했지만 역시 지금까지 이렇게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고 또 다른 활동을 떠올려볼 수 있는 건, 사랑방이 그럴 수 있도록 곁에 서 있는 분들 덕분인 것 같습니다. 이제 두어 달 남은 30주년 준비도 이렇게 고고씽 합니다~

그래서 도대체 ‘30주년함께위원회에 어떤 분들이 함께 하고 계시냐고요? (^^) 이제 첫 회의를 했으니 조금 더 있다가 소개해드리도록 할게요~ 매달 사람사랑에서 이어질 30주년 다른 소식들도 기대해주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