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이야기

후원인 모집사업 다시 시작합니다~

2020년 인권운동사랑방의 가장 중요한 계획은 후원인 모집사업입니다. 상반기 진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잠시 미뤄뒀었는데요. 너무 늦지 않도록 지난 8월부터 모집사업을 위한 논의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참 모집사업을 준비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요즘같이 각자도생하기에도 어려운 시기에 후원을 요청하는 이야기가 어떻게 들릴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라면 당장 ‘당신들 누군데?’라는 반문을 먼저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사랑방을 모르는 사람에게 사랑방은 어떤 조직인지, 어떤 조직 구조를 지녔는지 답할 수 있을 때 후원인을 모집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겠지요. 결국 사랑방의 활동가 중심 구조를 ‘예비 후원인’에게 잘 설명해야하는데, 막상 정리를 해보려니 녹록치가 않더라고요. 왜냐하면 활동가 중심의 구조는 없는 것이 하나 있기 때문입니다.

꽤나 많은 단체들이 대표(단)이나 이사회가 있고, 활동가로 구성된 사무국이 있고, 다수의 회원이 있어 서로 간의 협력을 통해 조직을 꾸려나갑니다. 하지만 하나의 단체 아래 뜻이 모여 뭉친다고 언제나 협력이 잘되는 것은 아니듯, 단체 안에서도 갈등이 있기 마련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견제’ 장치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협력과 견제의 조화를 통해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를 만드는 것이지요. 그런데 사랑방은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가 나뉘어 있지 않습니다. 대표나 이사회를 꾸리지 않고 활동가들이 스스로를 조직의 의사결정의 중심에 두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견제’를 통한 민주적 통제 구조, 사랑방이 없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여기에서 설명이 그친다면 사랑방은 활동가만 중심인, 문제가 많은 조직 구조를 가진 상태에서 그쳐버리겠지요. 하지만 나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민주적으로 조직을 꾸려온 사람들이 사랑방 활동가들이기도 합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집사업을 통해 만나야할 예비 후원인들에게 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할 텐데요. 이를 위해 제가 찾은 키워드는 ‘개방’과 ‘관계’였습니다.


사랑방은 직급을 나누거나 체계를 구분할 만큼 규모가 큰 조직은 아닙니다. 오히려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활동가를 중심에 두었고, 그만큼 활동가의 문턱을 낮추면서 활동가 간의 동등한 관계를 지향해왔습니다. 자원활동가 제도를 운영하고 동시에 누구든 함께 활동 할 수 있도록 개방의 원칙을 세운 것이죠. 또한 평등한 관계를 지향하며 상임활동가 간의 직급 시스템도 해체했습니다. 나아가 조직의 규모에 집중하기보다 운동의 성장을 바라며 사랑방 내부의 사업들이 규모와 독립성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오기도 했습니다.

사랑방이 지향하는 운동은 조직의 규모로 힘을 보태거나, 전문적인 내용으로 권위를 세우는 것보다, ‘운동’이 조직되고 성장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내는 것 입니다. 사랑방이 하고 싶고 잘 하는 것은 조직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것보다는 활동가의 성장과 역량 강화에 힘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기도 합니다. 사랑방이 인권운동을 더 잘하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와 실험을 멈추지 않아온 결과가 지금의 조직구조를 만들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이는 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 개방의 원칙이 있다는 뜻은 재정 또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책임하게 조직을 개방한다는 말이 되기 쉬우니까요. 그래서 사랑방에는 활동가지원기금이라는 내부 기금을 마련해서 언제든 새로운 활동가가 입방할 수 있도록 준비해 왔습니다. 조직의 개방과 활동가의 생계를 함께 고민하기 위한 노력을 동시에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기금 덕분에 최근 수개월 적자에도 사랑방이 버틸 수 있기도 했고요.

네, 맞습니다. 그 기금이 소진되어가고 있습니다. 사람사랑의 살림살이 부분을 유심히 살펴보신 후원인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수개월째 평균 200만 원 가량의 적자가 쌓이고 있거든요. 상반기 예정된 모집사업이 코로나19로 미뤄지면서 활동가지원기금도 바닥을 보이는 상황입니다. 이제 더 이상 적자를 걱정할 여유가 없습니다. 모집사업에 박차를 가해야하는 시점입니다. 그래서 후원인 여러분의 지지와 도움이 필요합니다!

외부적인 상황이 쉽지는 않지만, 누군가 모금/모집 사업 같이 자기 조직을 알리는 활동은 결국 자기 조직의 좋은 점에 대해서 더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사랑방에 대해서 더 많이 알리고 좋은 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사랑방이 펼치고자 하는 운동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결국 우리가 하려는 활동은 돈을 모으는 일을 넘어서 사랑방 운동을 지지해주고 함께 뜻을 보태줄 사람들을 모집하는 활동과 다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후원인 여러분께도 이렇게 구구절절 길게 적었나봅니다. 여러분 사랑방이 곧 후원인 모집사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꼭 기억해주시고, 널리널리 알려주세요. 그럼 조만간 본격적인 모집사업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