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인 인터뷰

[300호 특집]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후원인과의 특별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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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랑> 300호, 특집호로 야심차게 준비해보자는 포부로 후원인을 초대해 집담회를 열기로 했다. 25년을 이어온 소식지지만, 인권운동사랑방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인권하루소식> 그리고 뒤이은 <인권오름>이기에 <사람사랑>은 늘 밀려나 있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종간한 다른 매체와 달리 <사람사랑>은 사랑방이 계속 있는 한 함께 갈 매체다. 사랑방 후원인들과 나누고 싶고 나눌 이야기들을 실어 나르는 후원인 소식지이기에. 그래서 300호를 기념하는 가장 의미 있는 방법은 사람사랑을 내는 이유이자 사람사랑의 독자인 후원인과의 만남이었다.

90년대부터 최근까지, 후원으로 함께 해주는 ㄱ부터 ㅎ까지, 700여 명의 후원인 명단을 보니 모든 분들이 궁금해졌다. 사무실이 있는 영등포 지역에 주소를 두고 있는 분들부터 독특한 이름 덕에 눈이 가는 분들, 다양한 현물을 때마다 챙겨 보내주는 분들 등등 기회만 된다면 다 연락을 해보고 싶었다. 매달 소식지에 담는 후원인 인터뷰를 비롯해 앞으로 더 기회를 만들기로 하고, 90년대부터 최근까지 다양한 시기에 다양한 계기로 사랑방과 인연을 맺은 네 분의 후원인을 초대했다. 3월을 시작하는 첫날, 일요일 오후 기꺼이 시간과 마음을 내어 와준 후원인들을 맞이하며 환영 BGM을 틀었다. 이날 집담회의 제목이었던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로 시작되는 히트곡 노사연의 ‘만남’이 흐르는 가운데 시작한 집담회. 사랑방 후원인이라는 공통점으로 모인 네 분 김형수, 박장준, 이상희, 최승연 님과의 만남을 소개한다.

 

01. 사랑방과의 만남, 우연이 아니더라

네 분을 모시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다. 2010년 사랑방 자원활동과 후원을 동시에 신청했던 형수 님, 사랑방에서 만든 인권운동♥ 뱃지를 선물하고 싶다며 얼마 전 찾아오셨던 장준 님, 사랑방과의 오랜 인연이 인권교육센터 ‘들’과 인권연구소 ‘창’으로 이어져 곳곳에서 소식을 접하지만 만난 지 오래된 상희 님, 2020년 첫날 마치 새해 다짐을 하듯 후원신청을 한 승연 님. 어쩌다가 사랑방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는지 궁금했다.

새해 첫 날 후원을 신청하신 승연 님승연 : 2019년 끝자락에 일을 시작하고 돈을 벌면서 새해부터 꼭 후원해야지 마음먹고 있었죠. 그래서 2020년 1월 1일에 후원을 신청했어요. 2000년에는 사랑방에서 자원활동을 했었어요. 교육실 활동도 하고, 인권하루소식 기사도 쓰고, 부설연구소에서 하는 세미나도 하고 그랬어요. 그때 함께 했던 분들이 지금도 그 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것이 참 고마웠어요. 그래서 사랑방, 들, 창 세 단체에 모두 후원신청을 했거든요. 시간이 많이 흘렀기에 조용히 후원으로 함께 하고 싶었는데 전화가 온 거에요. 못 받아서 다시 전화해보니 사랑방이더라고요. 정보를 잘못 적었나 싶었는데 집담회에 초대하고 싶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이 자리 제목처럼 이건 정말 우연이 아니구나 싶었죠.

장준 : 저는 민주노총 서울본부 더불어사는희망연대 노동조합에서 정책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얼마 전 지역에 있는 조합원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서 인권운동♥ 뱃지를 사갔었어요. 생각해보면 사랑방과는 크게 세 번의 인연이 있었네요. 2004년 학교에서 ‘불철주야’라고 ‘불안정노동 철폐를 주도할 거야’를 줄여 만든 이름의 모임을 함께 하며 청소노동자들을 만나고 조직하는 활동을 했는데, 그때 사랑방 활동가들을 처음 만났어요. 그리고 2010년 즈음 사랑방 사무실이 중림동에 있었을 때였는데, 졸업하고 계속 운동을 하고 싶어서 진로상담을 하려고 사랑방을 찾아간 적이 있어요. 후원을 하게 된 건 2017년에 미류 동지와 홍대 두리반 칼국수 집에서 만났는데, 술은 자기가 살 테니 사랑방 후원인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미류 동지 덕분에 후원인이 되었네요.

형수 : 2010년에 휴학하면서 인권운동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인터넷에 검색을 했는데 사랑방이 처음 나왔어요. 이주노동자 관련 운동하는 분들을 만나고 싶었는데, 자원활동 상담을 하러 오니 그 활동은 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사랑방에서 함께 한 청소노동자 권리찾기 캠페인단 활동을 같이 하게 됐어요. 학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을 만나서 조사도 하고, 선전물도 나눠드리고요. ‘나비야 나비야’ 동요를 ‘청소노동 당당해’로 가사를 바꿔서 부르는데 갑자기 마이크를 잡아야 해서 당황했던 기억도 나네요. 그 이후엔 군대 갔다 와서 다시 2014년 자원활동 모임을 나오다가, 사랑방 김장한다고 연락이 와서 두어 번 같이 하기도 하고요. 드문드문 오갔던 것 같아요.

사랑방의 오랜 후원인 상희 님

상희 : 여기서는 제가 제일 오래 됐나 봐요. 전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데요, 97년도에 처음 법무법인 해마루에서 일하면서 팩스로 들어오는 인권하루소식을 만나게 됐어요. 아직도 감옥에 있는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접하고 관심과 고민을 갖게 되면서 관련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그때 추천받은 단체가 사랑방이었어요. 그래서 99년부터 몇 년 동안 사랑방에서 감옥인권팀 활동을 함께 하게 됐어요. 그러다가 지금은 후원인으로만 함께 하고 있는데요, 한때는 자주 오갔는데 언젠가부터 잘 만나지를 못하고 있어요. 이곳 이사한 사무실에도 오늘 처음 와봤네요.

시간을 한참 거슬러 올라가며 후원인이 되기 전 이미 사랑방과의 만남이 언제 어떻게 있었는지를 들었다. 사랑방에 쌓여온 시간들 한켠에서 10년, 15년, 20년 네 분이 쌓아온 시간이 겹쳐졌다. 시간을 가로지르는 만남에 대해 듣다보니 무릎을 탁 치며 하고픈 말! 과연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인연이었구나. 그럼 본격적으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자.

 

02. <사람사랑>을 비롯해 사랑방이 보내는 컨텐츠, 어떻게 보고 있나

‘나는 사실 사람사랑을 안 읽는다…’라니! 사람사랑 300호를 맞아 진행하는 집담회지만, 이 자리를 준비했던 상임활동가들도 솔직해져야 했다. 편집을 맡게 되면 모든 글을 꼼꼼히 보게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매번 원고 마감에 후달리다가, 읽겠다는 마음으로 소식지를 가지고 다니지만 내가 쓴 글만 우선 보고 다른 이가 쓴 건 나중으로 미루다가, 시간은 금새 지나 어느덧 이달의 소식지를 앞두면서… (물론 다 챙겨보는 활동가들도 있다… 아니, 있을 것이다.)

그래서 후원인들은 어떤지 궁금했다.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 OX 질문을 준비했다. “나는 사실 사람사랑을 안 읽는다, 그렇다고 사랑방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 하나, 둘, 셋! 결과는?

그랬다. △도 준비했어야 했다.

승연 : 전 새내기 후원인이니까 299호 한번 받아본 거라서요. 처음 보내준 거니까 열심히 읽었어요. 이런 이슈들이 있구나, 이런 분들이 활동하고 있구나, 이런 고민과 생각을 하고 있구나 알 수 있었고, 생동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보내주는 것들 꼼꼼히 읽어보려고 해요.

형수 : 전 가끔 보는데요, 좋아하는 꼭지를 꼽자면 ‘밥은 먹었소’ 거기에 생활 소식 있잖아요. 아, 누구 안식년 가는구나, 누가 새로운 활동가로 왔구나. 활동가들 근황과 안부를 챙겨보고요. ‘아그대다그대’도 재밌게 봐요. 다른 꼭지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활동가 한 명 한 명의 색깔이 드러나서 재밌어요. 그리고 매달 후원인 리스트가 깨알같이 있는데, 거기에 아는 사람 이름이 있나 찾아봅니다.

네 분 모두 이메일로 소식지를 받아보고 있어서 아직도 종이소식지를 내는지 궁금해 하기도 했다. 점점 종이소식지가 없어지는 추세지만, 아직 100여 분에게는 종이소식지를 우편으로 보내드린다. 더 너르게 사랑방이 알려지길 바라며 일부러 종이소식지를 더 챙겨 보내고 싶은 마음도 내비쳤다.

올드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편집디자인을 300호부터 야심차게 바꾸기로 했는데, 아뿔사! 이건 종이소식지를 받아보는 분들만 알 수 있기에 특별히 300호는 모든 후원인들에게 보낼 예정이다. 이번에 받아보시고 종이소식지를 우편으로 받아보길 원하는 분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을 주시라.

다시 집담회 이야기로 돌아와서! 사랑방에서 메일로 보내는 것이 여러 가지다 보니 보긴 봤는데, <사람사랑>을 본 건지, <인권으로 읽는 세상>을 본 건지 확실치 않아서 오히려 사랑방 컨텐츠 전반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상희 : 종이로 팩스로 소식을 접했던 게 인터넷으로 환경이 달라지면서 더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었는데, 오히려 정확한 정보를 접하는 게 더 어려워진 것 같거든요. 그래서 관련한 정보를 찾을 때 사랑방 홈페이지를 찾아보곤 해요. 단체들에서 내는 입장들을 찾아볼 때는 그 안에 나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정보가 있기 때문이거든요. 인권 관련해서 전문적으로 이야기하는 매체가 많지 않은데요, 뉴스는 많은데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될 때 사랑방에서 좀 정리를 해서 이야기를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사랑방의 굿즈를 애용하는 장준 님장준 : 노조 활동하면서 입장이나 논평 쓸 때 어렵지 않거든요. ‘사측의 탄압을 좌시하지 않고 투쟁할 것이다’ 이렇게 쓰면 되는데, 좀 다르게 쓰려고 할 때나 우리 사회에 있는 다른 문제들에 대한 입장을 쓸 때는 어려워요. 그럴 때 사랑방을 포함해 여러 단체들에서 내는 글들을 찾아보는데요, 인권의 언어와 문법을 알려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챙겨서 읽으려고 하는데, 그래도 어려워요. 글을 쓰다가 막힐 때 사랑방에서 모금사업을 하며 만들었던 파우치에 새겨진 글자들 가만히 들여다보다보면 어떤 단어가 눈에 들어올 때가 있어요. 그럼 막혔던 글이 풀리기도 해서 그렇게 파우치를 활용하곤 해요.

말 많은 조직으로 사랑방을 소개하며 <인권으로 읽는 세상>에 쓰였던 말들을 모아 만든 파우치의 새로운 활용법을 전수 받으며 점점 길어지고 있는 글, 이대로도 괜찮을지도 들어보았다. 하던 만큼 하면서도 어떻게 주제를 깊이 있고 섬세하게 담아낼지, 어떻게 더 의미 있게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확인했다. 어려운 숙제지만 계속 안고 가야겠다.

상희 : 길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이게 문제다’ 짚는 것이 명료했는데 지금은 인권의 지형이 복잡해져서 하나하나 섬세하게 접근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짧게 쓰기가 더 어려운 건데, 그러다보니 저도 보다가 ‘그래서 결론이 뭐야?’ 먼저 결론을 찾아본 다음에 다시 읽어 내려가곤 해요.

사랑방의 굿즈를 애용하는 장준 님

장준 : 인권운동 단체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드러내는 것이니까, 길이 자체가 문제인 건 아닌 것 같아요. 호흡이 긴 컨텐츠에는 그만큼의 이야기들을 담는 거니까 현재처럼 유지해도 될 것 같은데요. 해왔던 대로 앞으로도 해나가면 될 것 같아요.

 

 

03. 사랑방은 이런 단체다!

사랑방 활동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갔다. 다시 이야기에 앞서 OX 질문을. “사실 사랑방이 무슨 활동하는지 잘 모른다.”

과연 이번 결과는? 이번 질문에서도 △가 필요했다.

사랑방이 하고 있는 활동의 목록은 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는 잘 알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잠깐 93년 사랑방 창립부터 90년대와 2000년대를 지나 2013년 20주년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사랑방의 주요 활동을 잠깐이나마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어진 이야기 속에서 후원인들이 생각하는 사랑방의 모습,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사랑방 운동에 대한 바람을 들을 수 있었다. 

상희 : 세월호 참사 때 사랑방을 포함해 인권단체들이 함께 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안심을 했던 기억이 나요. 제가 생각하는 사랑방은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곳이거든요. 그래서 안심이 됐던 것 같아요. 하고 있는 활동들을 중심으로 놓으면서 잘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는 고민을 이야기해줬는데, 제가 볼 때 사랑방은 움직이면 쉽사리 그만두지 않는 것 같아요. 그게 사랑방인 것 같아요.

장준 : 싸움의 현장에서 보아온 인권활동가들은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하는 모습이었어요. 인권의 원칙을 세우면서 타협하지 않는 것, 그런 사랑방의 모습으로 떠오르네요.

상희 : 사랑방이 독자적으로 하고 있는 활동보다 여러 단체들과 함께 네트워킹 하는 활동들이 많다고 했는데요, 저는 여러 인권 이슈에서 사랑방이 더 많이 보이면 좋겠어요. 운동이 아니라 개인의 명성이나 명망을 쌓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만, 사랑방에서 제기할 때 인권의 문제로 드러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형수 : 사랑방을 시작할 때 운동의 인프라를 고민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도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랑방 자체를 드러내기보다 여러 활동에서 사랑방이 하고 있는 역할이 있는 것 같거든요.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어떤 게 필요한지 계속 제기하면서 또 다른 의미로 운동의 인프라를 쌓는 활동을 사랑방이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장준 : 20주년을 고민하면서 시작한 활동으로 공단에 주목한다는 것을 보면서 의외라고 생각했었어요. 인권운동이라고 할 때 떠오르는 전형성이 있는데, 사랑방은 운동의 방향에 대해 유연하게 뻗어가는 것 같아요. 그런 역동성 같은 게 사랑방에 있는 것 같아요.

승연 : 예전에도 그랬지만 사랑방은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랑방이 보내온 시간, 그래서 지금 사랑방의 활동과 고민을 들었는데, 앞으로 더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활동가들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사랑방의 장점(?)을 들으면서 뿌듯함 같은 게 피어올랐다. 후원인들과 이러한 피드백을 잘 주고받는 것이 사랑방의 운동을 더 잘 들여다 보고 더 잘 해나가는 방법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사랑방 상임활동을 해보고 싶(었)다”는 후원인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다시 OX 질문을 던졌는데, O가 3명, X가 1명. 현재형이 아닌 과거형이지만, 사랑방이 함께 활동하고 싶은 단체라는 이야기가 든든했다

형수 : 자원활동 하면서 사랑방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좋았기 때문에 함께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적은 있어요. 계속 운동을 하고 싶은데 생태운동, 공동체운동, 인권운동을 고민했고요. 직장을 구하면서 다른 영역의 활동을 하게 됐지만, 그 길에서 또 만나는 것 같아요.

장준 : 진로상담을 한 만큼 인권운동에 대한 고민도 있었어요. 그런데 하고 있는 것 계속 열심히 하면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아요. 노조 활동을 하면서 또 여러 뿌듯함이 있어요. 많은 것을 고민하고 결의하며 노조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정말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승연 : 자원활동으로 사랑방을 오갔던 때 생각해본 적은 있었어요. 근데 제가 할 건 아니라고 보고 다른 길을 찾았어요. 그래도 소식들 찾아보면서 20년 전이랑 한결 같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활동가들이 있다는 것을 접하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상희 : 저도 해보고 싶었던 적이 있었지만, 그 당시 옆에서 본 사랑방 활동가들만큼의 에너지를 내기에는 자신이 없어서 잠깐 들었던 생각을 접었어요.

 

04.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사랑방을 응원하며

사랑방이 ‘빡세보였다’는 말에 더 이야기를 이어가보았다. 운동의 독립성을 중요한 원칙으로 삼으면서 동시에 활동의 지속성이 개인에게 맡겨지지 않도록 활동가의 생계를 보장하려는 고민과 노력이 조직에 있음을 확인해왔던 사랑방, 2020년에는 4대 보험을 도입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OX 질문에서 만장일치가 없었는데, 처음 나왔다. “후원 중단을 고민한 적이 있다.” 모두 X였다. 사랑방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은 이야기가 이어졌다.

승연 : 20년 전 자원활동 할 당시 활동가들 떠올려보면 활동하면서 틈틈이 또 주말마다 알바를 했던 것으로 기억나요. 활동가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고 고민해온 것으로 보이고, 그렇게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게 보이는 것 같아요.

형수 : 사랑방에서 4대 보험 도입한다는 소식 반갑네요. 활동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망에 대한 고민들이 지속가능이랑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근데 지속가능은 또 여기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활동비를 올리고 활동조건이 나아지는 것도 중요한데, 계속 활동비를 올릴 수도 없고 그것만이 전부는 또 아니니까요. 활동가들이 어디서 효능감을 얻는지 궁금해요. 희생이나 헌신을 넘어서 활동가들이 어떻게 성취를 느끼는지, 운동의 전망과 비전을 함께 고민해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올해 후원인 모집 사업을 야심차게 해보려는, 그리고 재정 상황 상 해야만 하는 사랑방을 위한 꿀팁도 들을 수 있었다. 사랑방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 후원하기가 바로 보이지 않더라는 이야기를 해 주면서, 이런 것부터 챙기면 좋겠다는 소중한 제안. 함께 마음을 보태고 싶어도 바로 그 마음을 담아낼 루트가 나오지 않으면 미룬다는 것.

이 타이밍에 마지막 OX질문을 던졌다. “사랑방이 후원인 모집 사업을 시작하면 지인들에게 후원을 권유할 거다.” 모두가 O.

그렇다면 한 발 더 나아가 “사랑방 후원인 모집 사업을 하면 최소 지인 한명은 가입시킨다.” 연이은 모두의 O에서 용기를 얻었다. 과감하게 청하자! 우선 전원 O 기념 인증샷으로 함께 이 약속을 기억하는 것으로~

후원 권유 약속, 잊지 않을게요! ♡

상희 : 후원인들은 후원으로 이 운동에 동참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사랑방이 인권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공간인 거죠. 그래서 후원을 통해 인권운동에 참여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방이 더 적극적으로 손 내밀면 좋을 것 같아요. 후원인을 사랑방이 인권운동을 함께 하는 동반자로 생각해주면 좋겠어요.

장준 : 개인들 외에도 노조처럼 사랑방과 함께 할 곳들이 많아요. 그러니 더 적극적으로 요청해도 될 것 같아요.

상희 : 덧붙여 인권운동의 미래를 같이 고민하는 역할이 사랑방에 있는 것 같아요. 사랑방의 지속가능성이 인권운동의 지속가능성이라고 생각하기에 사랑방 활동가들이 좀 무거울 수도 있지만 더 응원하는 마음이에요.

 

05. 사랑방에 건네고픈 말

어느덧 예정했던 시간이 지나고 매듭을 지어야 할 시간, 오늘의 만남은 마무리하지만 다시 또 이어질 만남을 기약하기로 한다. 사랑방에, 활동가들에게 건네고픈 한 마디를 청했다.

상희 : 무엇보다도 활동가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계속 활동하길 바랍니다.

승연 : 인권운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활동가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어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활동했으면 좋겠습니다.

장준 : 운동의 쟁점들에 더 과감하게 목소리 내는 사랑방을 기대합니다.

형수 : 원칙과 변화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다는 것을 이 자리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이런 고민을 앞으로도 계속 후원인들과 나누어 가면 좋겠어요.

 

사람사랑 300호, 25년의 시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사랑방의 ‘곁’을 지켜준 후원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방의 운동을 지지하고 활동가들을 응원하며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준 후원인들과 함께 내딛어갈 걸음들이 앞으로도 단단하게 새겨지길, 그렇게 함께 도모해가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과 기억이 사람사랑으로 더 많이 더 오래 나누어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