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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이야기

우리 홈페이지가 달라졌어요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저희가 홈페이지를 새로 단장했어요~! 인권운동사랑방 홈페이지는 2000년 즈음부터 사랑방의 소식을 외부로 전하는 역할을 하면서 또 활동가들 사이에서 소통의 공간을 담당해왔는데요. 당시 홈페이지는 ‘온라인 게시판’이 유행하던 시기라 모양새부터 요즘 홈페이지들과는 무척 달랐어요. 여러 활동 주제별 게시판을 모아둔 온라인 공간이 곧 홈페이지였던 것이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게시판 중심의 홈페이지가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랑방도 2013년에 사랑방 20주년 즈음을 맞아 새로운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짐을 풀지 않은 집에서 5년을 산다면 이런 느낌일까요. 새 홈페이지는 만들어졌지만 이사는 쉽지 않았습니다.

온라인이라 하더라도 지난 20년 동안 쌓아온 짐의 무게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오랜 기간 쌓아온 자료와 게시물을 변화해온 활동에 맞게 분류하고 옮기는 일이 한 번에 되지는 않더라고요. 20년을 보내면서 이제 사랑방에서는 활동하지 않는 영역부터 새롭게 시작한 활동영역만큼이나 축적된 자료와 논의도 넓게 분포되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20년 전에는 모두가 온라인 공간을 잘 몰라서 같이 헤맸다면, 이제 더 이상 사랑방의 활동가들끼리 헤맨다고 해결되지 않는 영역이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직관적으로는 ‘없는 자료도 아니고 있는 자료를 옮기는 일인데’라고 생각하며 가능하리라 생각한 일들이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헤매기 일쑤였습니다. 그렇게 논의는 늘어지고 미뤄지며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더라고요.

이렇게는 안 되겠다. 이번에는 끝장을 보자! 라는 마음으로 2018년 하반기부터 다시 홈페이지 개편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과거 홈페이지에 남겨진 팀별로 활동할 때 만든 자료들을 파악하고 분류를 시작했습니다. 크게 권리 목록에 따라 자유권, 사회권, 반차별을 주제로 하는 자료들도 있었고, 사랑방에서 발간/발행한 자료들도 있었습니다. 가장 큰 덩어리는 오랜 기간 인권운동사랑방을 비롯한 인권운동의 목소리를 모아서 세상에 내놓던 매체들이었습니다. 93년부터 시작된 팩스 신문 인권하루소식과 2006년부터 발행한 인권오름이 각각 10년씩 축적한 자료의 양은 정말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양의 자료를 어떻게 분류하고 지금의 홈페이지에서는 어떤 정보들을 선별해서 드러낼 것인지 논의하며 홈페이지 개편을 완성한 것이죠.

헛! 무엇이 바뀌었는지 모르시겠다고요? 이번 개편의 핵심은 디테일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새로운 홈페이지를 다시 만들 생각도 했었는데요. 이번 홈페이지 개편 작업을 맡아주신 개발자님과 협의를 하면서 2013년에 만든 홈페이지도 충분히 저희가 필요한 기능을 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겉모양새의 화려함보다 인권운동에 관심을 갖고 저희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시는 분이 필요한 내용을 쉽게 찾아서 볼 수 있도록 하려고 애를 썼는데요. 그래서 자료를 옮기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검색이었습니다.

저도 이번에 알았는데 검색이 잘 되게 만드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평등’이라는 단어를 검색해서 ‘평등’이 등장하는 글을 찾는 일은 가장 초보적인 검색에 불과하더군요. 가령 인권을 검색했는데 ‘전인권’씨를 언급한 글이 관련성 높은 글로 검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설정부터, 하나의 키워드와 관련된 여러 자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드는 일 같은 것들은 어떻게 하면 가능한 일일지 상상만으로도 쉽지 않더라고요. 저희는 정말 운이 좋았달까요. 인권운동, 또 인권운동사랑방에 애정과 관심을 갖고 계신 개발자님을 만나서 그 어려운 작업들을 마칠 수 있었답니다. 이 기회를 빌어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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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건축가 가우디가 짓기 시작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1882년부터 지금까지 아직도 건축 중이지만 저희 홈페이지는 더 이상은 아닙니다. 검색창에 인권운동사랑방을 검색하면 지금 홈페이지보다 예전 홈페이지가 먼저 나오고, 자료는 지금 홈페이지와 예전 홈페이지에 사이에서 어수선하게 늘어져 있던 인권운동사랑방의 온라인 혼란기는 이제 끝났습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이 과거에는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부터 요즘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가장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여러분, 저희 홈페이지에 놀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