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활동가의 편지

인권운동사랑방에서 느끼는 사람을 향한 온기

인권운동사랑방에서 느끼는 사람을 향한 온기

김병욱(자원활동가)
친구의 소개로 인연을 맺게 된 인권운동사랑방. 2주에 한 번씩 있는 회의에만 겨우 참여하고 있지만,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시는 상임활동가분들과 다른 자원활동가분들에게 점점 따뜻한 정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넓지 않은 방에 둘러앉아 유쾌하고 또 때로는 진지하게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나오는 발걸음은 언제나 가볍습니다. 제가 어떤 행동을 하든, 어떤 얘기를 하든 인권운동사랑방에서는 제가 사람으로서 배려되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지 않나 싶어요. 조용한 가운데 한사람 한사람의 얘기를 열심히 듣고, 또 누군가가 제 얘기를 주의를 기울여 들어주는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인권운동사랑방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람을 향한 온기가, 세상에는 아직 부족하기만 한 것 같습니다. 대학생 때, 방학기간을 이용해 TV 생산 공장에서 몇 달간 일한 경험이 있는데, 제품이 지나가는 컨베이어벨트 앞에 서서 기름때 가득 묻혀가며 볼트를 죄고, 스프레이 칠을 하고 포장을 하며 하루 12시간이 넘도록 일을 했는데도 월급은 100만원이 채 되지 않았고, 저와 함께 더 오랜 시간 일을 했던 중국인 노동자들은 그만큼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서 열악한 노동현실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대우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여성, 장애인과 같은 다른 영역의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관심을 더 발전시키거나 행동으로 실천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소극적이었고, 망설임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사회가 무언가 잘못되어 있고, 그것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고, 그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인권운동사랑방과도 인연을 맺게 해주었습니다.

비록 인권운동사랑방 자원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하지만, 회의 때마다 구체적인 인권 이슈들을 접하고, 논의해보는 것만으로 제가 얻어가는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하고 있는 법공부는 책만 보다보면 현실과 동떨어져 뜬구름 잡는 식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 자유권팀에서 집회와 관련한 논의를 하면서 공부에 대한 새로운 자극을 얻어가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무엇을 얻어가기보다 보탬이 되는 자원활동가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좀더 부지런히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인권에 대해 제가 갖고 있는 관심이 언젠가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형태의 무엇으로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그럼 인권운동사랑방 가족분들 오늘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