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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음식

옛날호떡~
대학로 학림다방 옆골목에서 호떡을 파는 할아버지가 있었어~
기름에 지지는 게 아니라 구워내는 호떡이었는데 얼마나 맛있었다구~
다른 데서는 구경할 수 없는 그 맛과 할아버지의 자부심!
몇 년 후 그 할아버지가 말린 과일과 양말 등등을 함께 파는 모습을 보면서 어찌나 속상했던지...
그나마 요즘은 뵐 수가 없네. 쩝쩝(미류)

고등학교 시절,
학교에 한 번 들어가면 집에 갈 때 빼고는 교문 밖을 나갈 수 없었다.
하지만 너무나 먹고 싶은 달콤매콤한 '다사랑' 떡볶이 때문에 갖은 방법을 동원해 학교 탈출을 시도했지.
심지어는 친구보고 아픈 척 연기를 하라고 하고,
옆에서 부축해주며 교사가 지키고 서 있던 교문을 유유히 빠져나가 떡볶이를 사먹기도 했지.
음하하!
그냥 사먹는 떡볶이보다 그렇게 학교탈출 성공 후 먹은 ‘다사랑’ 떡볶이는 정말 어찌나 맛있던지…
아 군침 돈다.
스윽(침 닦는 소리) (씩씩)

엄마가 담궈주는 김치맛!
외국 출장 갔다오면 꼭 음식 때문은 아니지만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고 몸도 파김치(!) 이틀 이고 삼일이고
그 스트레스를 풀어보려고 김치만 먹던 기억이 난다.
와삭 와삭 김치 씹는 소리를 들으며 시큼하게 번지는 건 김치 냄새가 아니라 외로움의 냄새 같아....(초화)

사랑방에 들어오면서부터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처음엔 그것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처음 해보는 칼질에, 양념을 얼마나 어떻게 넣어야 맛이 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이게 음식을 하는 건지 재료를 던져넣는 건지...
하지만 지금은 그럭저럭 맛은 낸다.
그나마 내가 자립할 수 있기 위해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것들 중 하나.
나의 목표는 중국요리!!!
중국에서 먹던 그 맛있는 음식들을 도저히 잊을 수 없다.
활활 타오르는 센 불만 있다면 중국요리에 꼭 도전해보리라!!!(씨진)

여행길의 참맛을 알게 해준 지난해 순천 여행.
여행길엔 맛깔진 말동무와 토속 맛집이 필수지.
송광사에서 선암사로 넘어가는 조계산 정상에서 만난 보리밥집은 최고의 맛집으로 강추할 만하다.
온갖가지 나물을 보리밥에 쓱싹쓱싹 비벼넣고 한 입 가득 물 때의 행복이란...
짠~하고 길동무들과 반주로 기울였던 막걸리 맛도 일품.
장작불에 바삭 구워낸 군밤을 나눠주던 이웃들과의 만남도 남도 인심의 제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
혹 조계산을 찾을 일 있는 분들은 꼭 한 번 들러보시라~(개굴)

대학시절 처음 가본 서부지검 앞에는 고깃집이 즐비했다.
아들 때문에 검사실 직원 앞에서 고개 숙여 반성문을 써야 했던 아버지는 고기를 사주겠다며 내손을 끌었다.
근데 검찰청 앞 고깃 값은 왜 그리 비싼지.
아버지는 고향으로 돌아갈 차비가 부족했는지 2인분을 시켰다가 1인분은 취소했다.
그날 가게주인의 눈총을 받으며 구워 먹은 삼겹살이 아직도 목에 걸려 있다.(준)

음, ㅋㅋ음식 하니 생각나는 일들이 꼬물꼬물 :
실없이 보일까 웃음 참아보지만 삐져나오는 웃음을 어쩔 수가 없네용ㅎㅎㅎ
어린 시절 처음으로 '슈퍼에서 뭐든' 고를 수 있게 된 날,
그림의 떡이었던 '단지우유(바나나우유)'를 손에 쥐고 좋아죽겠다고 하다 눈물 흘린 일(편도선염으로 고생하던 나를 안쓰럽게 여긴 어머니의 선심이었는데, 탱탱 부은 편도선 때문에 바나나우유는 마시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이며,, 친구랑 해남여행 가서 여행 경비 반을 '한끼 남도 정식'에 쏟아붓고 여행 내내 초코파이로 연명했던 일,,, 그래도 가장 생각에 남는 건 돋움모임에서의 무(모)한 도전! 양장피 겨자국물 원샷하고 카메라 얻은 일이라고나 할까ㅋㅋ 겨자국물 마실 때의 눈빛이 그렇게도 결연할 수 없었다나 뭐라나, 내기한 누군가는 두고두고 후회를ㅎㅎㅎ
움, 얘기하다보니 왠지 제 무덤을 판 듯 :
에이~ 다들 이런 경험, 한번쯤은 있지 않은가?!
어서 풀어보삼~ 두루두루 헤헤헤~(괭이눈)

태어나서 난생 처음 먹었던 돈까스.
레스토랑이라는 곳에 간 것도, 칼질(?)을 한 것도 처음이라서 그 때의 기분을 도저히 잊을 수가 없음(유라)

6살때 맹장수술을 했을 때와 관련된 음식이다.
수술을 한 그날 아침, 배를 움켜쥐고 아파하던 나에게 밭일이 바빠 병원에 데리고 가기 부담스러웠던 엄마가 나에게 제안한 거래.
"머 무믄 배 안아푸겠노?(뭐 먹으면 배가 안아프겠니?)"
"오뎅"
그래서 먹었던, 간장을 넣어 곤로불에 달달 볶은 까맣고 맛있는 오뎅. 오뎅을 먹고 조금 괜찮아지는 듯 했으나 맹장의 고통을 이기기는 역부족. 그날 오후 병원으로 가 배를 열고 맹장과 작별의 정을 나누었다. 잠시나마 어린 나의 고통을 달래주었던 오뎅볶음이 기억난다. 지금도 오뎅이 참 맛있다.(명수)

씩씩마녀 얘길 듣고 보니 나도 비슷한 기억이 있어~
우리 학교 앞에는 진미분식이 있었는데 여름이면 거기 팥빙수가 끝내줬어. 큼직한 양철그릇에 곱게 갈아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운 얼음과 달짝지근한 팥을 수북하게 쌓고 그 위에 우유를 인심쫗게 부어주셨더랬지. 사이사이 끼어있는 쫄깃한 떡을 찾는 재미도 쏠쏠~~ 한번은 야자 시간에 그 팥빙수가 땡긴 대여섯명의 친구들과 몰래 교실을 빠져나왔어. 서울대학 수위학과를 졸업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던 깐깐한 수위 아저씨를 따돌리는 것이 관건이었지. 난 아픈 학생 역할을 했고, 대여섯명의 친구들은 날 택시 태워줘야 한다면서 아저씨에게 우겼어. 어처구니 없는 설정이었지만, 아저씨는 우리들의 빤한 거짓말에 그냥 속아주셨지. 흐~~ 그리워라~~~ (시소)

너를 못 본다 생각하면 일은커녕 마음이 지옥이라.
반가운 이의 목소리도 네가 없으면 심드렁~
길고긴 회의라도 너와 함께라면 참아냈지.
너 없는 하루도 생각한적 없고, 너 없는 세상은 적막강산이라.
너로 인해 웃고, 너를 보고 행복하고, 너와 함께 우리 모두 다정했네.
헐떡거리는 숨, 굽혀지지 않는 배, 터질 듯한 얼굴..
그래도 너 없는 세상, 생각하고 싶지 않아~
-간식에 대해 (낮에 뜬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