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책


"오직 자신의 본성의 필연성에 의해서만 존재하며, 자기 자신에 따라서만 행동하게끔 결정되는 것은 자유롭다고 한다."
『에티카』, 스피노자. 개뿔도 모르지만 쥐뿔이라도 알고 싶어진, 홀렸던 책. 살다보면 그럴 때 있잖아. 헤헤. "사랑이란 외적 원인의 관념을 동반하는 기쁨이다."(미류)

『슬램덩크』 중학교시절 1권을 만나 고3때 연재가 끝날 때까지 단조롭던 나의, 우리의 사춘기를 뜨겁게 달궜던 책. 잊을 수 없다!
눈물에 젖은 정대만의 간절한 진심.
"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 크~ (명수)

어릴 적 읽을 책이 없어 탐독증에 빠졌던 내게 엄마가 동네 외판원에게 속아 큰 맘 먹고 사들인 전집은 다름 아니라 반공시리즈 모음이었다.
목사로 일하는 고정간첩 얘기를 다룬 <빨간 성경책의 비밀> 등 똘이장군 류의 그 책들은 반공소녀까진 아니더라도 북에 대한 공포를 키우기엔 충분했었는데...반공시리즈를 죄다 독파하고 나니 비로소 세계문학전집이 들어왔다.
가부장제의 억압을 뚫고 일어서는 여성의 삶까진 읽지 못했어도 제인을 가두었던 '붉은 방'이 '빨간 성경책'보다 더 무섭고 지독하다는 데는 공감 백배.
그 때도 지금도 제인은 나의 거울이다. (경내)

빼앗긴 자들,
어슐러 르귄 -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
나에게 결핍된 것이 무엇인지 눈물 쏟으며 알게 된 책.
그걸 찾아 사랑방에 왔어요 (유성)

빼앗긴 자들, 얼른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 유성의 면박이 생각나는군.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완전 이해가지 않았던 어린왕자 : 혹자는 순수해서 그런 거라고 했었는데
(꽤나 오래 전) 끈적이는 한 여름에는 '태엽감는 새'와의 + 살을 에는 듯 한 겨울에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원더랜드』에서의, 7과 1/2층 혹은 이상한나라의 굴 속 모험을 아주 즐거워했지! 아아~ 눈과 코, 입안을 가득 채우던 메마른 모래의 서걱거림
(아니면 아싸리) 『남쪽으로 튀어』의 지로처럼 네 그릇 식성이나 + 『그리스인 조르바』의 춤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손가락부터 나만의 땐스땐스 움직임으로, 대기의 흐름을 호흡을 와장창 흐트리는 게 좋아아아아~(괭이눈)

세상에는 두 가지 심리학을 다루는 책이 있다.
첫째, 남을 변화시키는(말이 변화지 실은 은밀하게 통제하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는 것이 라는 게 나의 분석이다) 지침을 알려주는 책(가령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설득의 심리학』 등등)과 둘째,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 아주 유용한 책. 말할 것도 없이 첫 번째 종류의 책은 ‘베스트셀러’ 라는 포장으로 서점에서 가장 잘 전시되어있는 반면,
두 번째 종류의 책은 발품까지 팔아야 건질 수 있다. 내 인생에서 힘들었던 시절, 내 자신의 변화를 이끌게 도와준 책의 이름은 『병을 부르는 말 건강을 부르는 말』이다. 자신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마음수련서. (은아)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초등학교 시절, 이 책을 읽고 나서 라임오렌지나무를 사기 위해 아버지와 헤매고 다녔던 기억이 몽실몽실...
『어린 왕자』- 중학교 시절, '존재'와 '관계'에 대해 나에게 던져진 무수한 질문들.
『데미안』- 고등학교 시절, 나의 화두는 '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밑에서』 있던 난 이제 과연 알을 깨고 나온걸까? (석진)

어렸을 때는 살인이 즐거웠다. 진상을 언제나 멋지게 설명해주는 홈즈와 크리스티가 있었으니까.
추리(범죄)소설의 역사를 다룬 『즐거운 살인』 덕분에 중독에서 해방됐다. 만델에게 박수를. (성준)

리얼리즘 소설에 대해 강박적으로 고민하고 있던 20대 초반 현기영의 『순이 삼촌』은 그건 바로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고, 거기에서 솟아나는 힘이라는 깨달음을 전달했다고 하면 넘 거창한가.
암튼 『바람타는 섬』보다 훨씬 소품이었지만, 학살의 현장이었던 고구마 밭에서 '목침 만한 고구마'와 '송장뼈'를 한평생 캐고 살아야 했던 그녀의 삶이 왜 그리 사무치게 서러웠던지.
근데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헐 놀라워라. (정아)

조정래의 『태백산맥』. 책을 다 읽은 후 내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많은 것들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유라)

침 튀기며 뭔가 열라 빌어야 하는 '신'에서 인간이며 혁명가로 예수를 다시 보게 해준 책. 정말 나에게 『뜻밖의 소식』이었지. (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