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의 편지

”감자팀” 배우며 일하며

사랑방 감옥인권 자원 활동가 모임(줄여서 감자 팀!)에 나간 지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시간이었을 것이다. 계속 감자 팀에서 활동해 오셨던 조석영 선생님이 감옥 시설을 너무 잘해주면 노숙자들이 자발적으로 감옥에 들어가지 않겠느냐는 일련의 반발이 실제로는 아무 소용없는 주장이라면서 경험담을 들려주셨다. 
 "구치소에 들어 온 노숙자가요, 한 달쯤 지나고 나갈 때가 됐어요. 그 동안 밖에 있을 때 보다는 잘 먹고 잘 잔편이어서 얼굴이 허옇게 부을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구치소 소장이, 그 사람한테 원래는 오전에 출소해야 하지만 특별히 오후에 출소하게 해줄까? 라고 물었어요. 소장 딴에는 구치소에서 잘 지낸 사람이니까 친절을 베풀겠다고 한 말이겠지요. 그런데 그 노숙자가 절대로 싫다고 했어요. 빨리 나가고 싶다고요. 감금 자체가 얼마나 많은 자유를 박탈하는지 보여주는 한 예죠.! "
 감자팀에 참여하기 전까지 나는 감옥에 대해, 그 안에서 생활하는 수형자들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바 없었다. 그저 막연하게 죄에 대한 사회적 처벌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당하며 수형자들에 대한 처우는 어떻게 해야 옳은 것인지 가끔씩 궁금하게 여겼을 뿐이었다. 사회와 유리된 시설이니만큼 억압적인 면이 많지 않을까 추측도 해봤다. 조 선생님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비로소 감금 자체가 가져오는 엄청난 통제와 제한에 대해 상상해 봤다.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리 잘해준다는 조건이 달려도 신체 자유의 박탈감을 바깥 생활의 자유와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 같다. 노숙자들이 감옥에 들어갈 지도 모른다는 말은 아마도 수형생활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의 편견에서 나왔을 것이다.  
 비록 몇 통 쓰지 못했지만, 사랑방으로 수형자들이 보내는 편지에 답장을 쓰면서 그들의 생활이 어떨지 상상해 보려고 노력한다. 물론 경험도 없고 주변에 수형자 생활을 한 사람도 거의 만나보지 못한 나의 처지에서는 그 한계가 뚜렷하다(이런 주제에 열심히 나가지도 못해서 감자팀 사람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하지만 이런 상상이나 생활에 대한 이해가 자원 활동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감옥 문제를 접근하는 데 기본적인 바탕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감옥에서는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 예컨대 맹장염에 걸렸는데 병원에 빨리 가지 못해서 복막염으로 죽는 일은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물다. 그러나 감옥의 경우 수형자의 외부 진료에 대해 늑장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분명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다. 아플 때 병원에 갈 수! 있는 권리, 지나치게 통제받지 않을 권리,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 생활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 - 사소하지만 지켜지기 어려운 권리다. 물론 이 같은 권리들은 수형자들을 통제해야 하는 감옥의 기능 상 충돌을 일으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통제가 적절한 지는 수형자들의 경험을 고려해서 인권침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할 문제다(감옥 관련 법조항이 어렵게나마 계속 개정되고 있으며 감옥 시설이나 수형자 처우 역시 눈에 띄게 나아지고 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럽다). 

 지금의 나에게는 답장 잘 쓰고 활동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이 필요한 것 같다. 감자 팀의 건투를 빌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