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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나중에

오늘은 아니지만, 내일은, 나중에는 꼭 읽을 것이라며 정리하지 못하고 쌓아둔 책이 한가득이다. 그렇게 책장 안에 갇혀지내고 있는 책들에 미안하게도 눈길 한 번 주질 않았다. 그러면서 누군가 정리하여 버린다는 책들도 주워온다. 아깝기도 하고, 나중에는 읽게 될 거라는 막연함으로...

작년에 숙취에 시달리다 새벽에 깨서 나가기 전까지 몇 시간동안 스마트폰에 눈을 붙이고 내리 영상을 봤던 날이 있었다. 밖을 나서는데 갑자기 눈이 잘 보이지 않았다. 어지럽고, 글씨가 두세개로 겹쳐 보이고... 눈이 나빠 안경을 쓴지 어언 30년이 되어가는데,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눈이 엄청 더 나빠졌나, 그럼 안경도 새로 맞춰야 하나 걱정되기도 하고 귀찮기도 했는데, 더 큰 마음은 두려움이었다.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 바로 안과에 갔는데, 안구건조증이라 했다. 장시간 스마트폰, 컴퓨터 사용이 원인이란다.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며 "나중에"로 미룬 게 평생 안할/못할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은 없다. 지금부터가 아닌 이상 말이다.

ㅎㅊ

'나중에'는 나에게 너무 익숙한 일이다. 어제 사무실에 출근해서 해야할 일이 쫌 있었는데 자원활동가 상담하고 나니 푹 퍼져가지고 아 내일 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퇴근했다. 그리고 오늘이 되니 아 또 내일 할까 이러고 있다. 초중고때는 숙제를 '나중에' 활동가가 된 후로는 일을 '나중에' 이런다. 이렇게 미루는 일에 최고봉은 원고 쓰기이다. 나중에 나중에 하다가 보면 마감일이 되고 결국 마감에 맞춰 글을 쓰고 후회한다. 30'나중에' 인생을 빨리 고쳐야 하는데 오늘은 고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정록

항상 마감에 닥쳐서 일을 하기는 하는데, '나중에'라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일을 할 시간을 정해놓고 그 때가 되기 전에는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놀자는 마음으로 나름 계획적으로 미루는데, 내 마음은 항상 그렇지가 않다. 어찌나 가시방석인지. 앞으로는 미리 후딱 해보는 걸 시도해봐야겠다.

디요

어릴땐 숙제 다 하고 노는 스타일이었는데 지금은 일단 놀고보는 스타일이 되었다. 이제 후회는 그만하고 열심히 사는 습관을 들여야지. 라고 생각해도 지금 휴가 중인데 이게 끝나는 날짜는 나중으로 미뤄지면 좋겠다. 제발.

세주

지금 이순간!! 최근 비교적 '나중에'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단지 시간이 없었을 뿐..??)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미루지 않고, 생각한 것에 대해 그 즉시 실행하는 것. 이게 속이 편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 빨리빨리 최대한 해치우게 되었다. 두려움을 일으키게 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빨리 드러내고 일을 미루지 않는 것이 사태의 악순환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역시나 바로 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방법을 모를 때가 간혹 있는데 이때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무릅쓰고 그냥 저지르는 것, 지금까지 내가 찾은 최선의 방법이다. 결론은 지금 하자는 것. 다시. 생각났을 때. 근데 실행하기 전에 고민도 해야한다규.. ㅜㅜ

미류

연남동에 갔다. 나중에 한 번 가봐야지 하며 눈여겨봤던 밥집이나 술집들이 사라져있었다. 새로 들어선 가게들을 보며 다시, 나중에 한 번 가봐야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