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땀

정록

원래 땀과는 거리가 멀었는데, 언젠가부터 매운 걸 먹으면 머리에서부터 땀이 주르륵주르륵 흐른다. 몸이 허약해진건가? 나이가 들어서인가? 이런 작은 변화들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초코파이

내 몸은 완벽한 땀 제조기다. 비내리는 날에도 땀이 나고(그래서 비옷도 잘 안 입게 되고^^;), 시원한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도 졸다보면 땀이 뚝뚝 떨어진다. 특히 여름만 되면 내 몸에서 온천이 터지듯 땀이 난다.

땀이 많은 게 하나 좋은 점이 있다면 일할 때 사람들이 되게 열심히 일한 것처럼 본다는 거 정도? ㅎㅎ 일 시작한지 얼마 안 돼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으니 사람들이 쉬엄쉬엄하라고 걱정해주게 된다. 어디 가서 마당쇠처럼 보이기 딱 좋은 체질 ㅋㅋㅋ

디요

원래 땀이 많은 편이긴 한데 그걸 힘들어하지는 않았다. 주변 사람들은 나 때문에 힘들 수 있지만 끈적거림과 찝찝함을 내 것이거니 하고 받아들이면 마음이 좀 편해졌다. 그래서 나는 겨울보다 여름이 더 견딜 만 했다. 그런데 그건 다 실내에 주로 있었기 때문이었나 보다. 사랑방 활동과 더불어 바깥 활동이 많아지니 여름이고 겨울이고 다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만 생긴다.

승은

요즘 버스를 타고 다니다보면, 여름이라서 에어컨을 켠다. 그런 탓에 버스창문은 꼭 닫는데, 어쩌다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이 타면 땀 냄새가 버스 안에서 진동을 한다. 퇴근 시간이 겹쳐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타면 땀 냄새, 향수냄새, 화장품냄새가 뒤섞여 괴롭다. 그럴 때 버스기사님 눈치를 보다가 버스창문을 살짝 연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신영복 선생님은 여름감방을 견디는 일은 겨울감방을 견디는 일보다 훨씬 어렵다고 했는데, 그 이치는 버스 안에서도 적용이 되는 것 같다. 여름 버스 안에서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의 채취를 느끼며 견디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바람소리

"노동자들이 흘린 땀을 생각하세요" 흔한 말이다. "피땀 흘려 만든 역사" 이런 등등의 말은 노동의 가치나 희생의 가치를 말할 때 많은 사람들이 하는 표현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난 땀을 흘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원래 땀이 잘 나지 않았는데 최근 살이 찌면서 땀이 많아졌다. 최대한 땀을 안 흘리는 방식으로 생활한다. 땀을 덜 흘리면서 노동하는 삶을 꿈꾼다. 운동할 때도 땀 흘리는 게 드러나지 않는 수영이 좋다. 아침에 사무실에 출근할 때도 걷느라 땀을 흘릴까 20분을 기다리더라도 마을버스를 타고 간다. 생각해보니 난 노동의 가치를 땀으로 생각하지 않는듯하다. 땀 흘리지 않는 노동을 위해!! 땀 흘리지 않는 삶을 위해!! 앞으로!!

미류

비정규직 노동자의 집 ‘꿀잠’ 건립을 위해 백기완, 문정현 ‘두 어른’이 기꺼이 마음을 내어주셔 열린, 전시회 <두 어른>에 다녀왔다. “땅에 떨어진 땀은 한줌 거름이지 네 거 내 거가 아니다”라는 글귀를 보며 한참 곱씹었다. 누가 흘린 땀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함께 땀 흘릴 수 있다는 걸 소중히 여겨야겠다, 서로의 거름이 되어줄 수 있는 관계란 …… 쉽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