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이야기

차벽과 물포를 국가폭력으로 말해야 하는 이유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에서 나타난 온갖 국가폭력의 이슈를 조사하기 위해 인권운동사랑방, 공권력감시대응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민중총궐기국가폭력조사단>을 구성하여 3개월 동안 조사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를 2월 18일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보고대회 형식으로 발표하였습니다. 민중총궐기에서 드러난 국가폭력의 양상은 양·질적으로 과거집회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었습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경찰은 집회를 의도적으로 불법화하고 그에 근거에 경찰의 물리력을 합법적으로 사용하면서 국가폭력을 보이지 않게 하는 힘을 발휘하였습니다.

우선, 경찰은 갑호비상령을 발표하여 248개 중대, 2만 명이상 인원을 서울 도심으로 집중하였습니다. 경찰이 추산하는 집회 인원을 68,000명으로 보았을 때 시민 3.4명당 경찰 1명꼴이 투입된 것입니다. 2008년 6월 10일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의 경찰병력인 1만7천여 명보다 많은 숫자입니다.

 

민중총궐기를 준비하던 단체들은 집회신고를 통해 최대한 시민의 편의와 행정업무에 협조하려고 하였지요. 그러나 경찰은 집회를 금지시켜 ‘불법’으로 만들고 불법집회이기에 차벽과 물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근거를 대었습니다. 우선 경찰이 집회를 금지한 비율은 30%에 육박합니다. 평상시 경찰의 집회금지율이 1% 대이고, 과거 대규모 집회 금지율이 10% 임을 감안하면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이 과도하게 집회를 금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경찰은 1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금지하는 이유로 공공의 안녕질서를 위협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2~3차 금지통고의 경우, 경찰은 이미 불법폭력집회를 한 전과가 있는 단체가 집회를 할 경우 불법이 발생한다고 예단하였습니다. 경찰의 이러한 주장은 물론 법원에서 무참히 깨졌지요.

<표1: 민중총궐기 집회신고, 금지통고, 금지율 현황>

 

신고

금지통고

금지율

1차

63

15

23.8%

2차

18

9

50%

3차

10

3

30%

합계

91

27

29.7%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경찰은 이미 민중총궐기 집회가 불법이기에 불법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하여 차벽과 물포를 등장시켰습니다. 차벽에 투입된 경찰버스만 하더라도 679대입니다. 2015년 세월호 1주기 때 등장한 차벽보다 많습니다. 투입된 살수차 19대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것들입니다. 이날 진압에 사용된 물은 202톤, 20만2000L에 입니다.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경찰이 사용한 물대포 살수량이 8500L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해 사용량의 약 24배에 달하는 물을 민중총궐기 집회 하루 동안 사용한 셈입니다. 시민들을 향해 캡사이신을 조준해서 사용하는 이격용 분사기는 580대나 사용하였습니다.

<표2: 민중총궐기 집회에 사용한 경찰력, 장비 현황>

경력동원 현황

수량

투입경찰

248개중대 2만여명

경찰버스

679대(세월호1주기 470여대)

살수차

19

기타(이격용 분사기)

580

채증장비

카메라57/ 비디오45

<표3: 물포에 들어간 물 사용량, 최루액 사용량>

물 사용량: 202t

- 최루액(PAVA) 사용량: 440ℓ

- 색소 사용량: 120ℓ

 

경찰은 차벽 설치와 물포 사용에 있어 그나마 있는 적법절차도 지키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차벽설치가 집회의 금지나 해산으로는 방지할 수 없는 급박하고 명백하며 중대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취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수단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날 집회가 금지나 해산으로는 방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까요? 의문이 남습니다. 또한 경찰은 살수를 하는 과정에서 경고방송과 경고살수를 하지 않았고 조준살수, 직사살수, 상반신 살수, 최루액 살수 등 위험한 살수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경찰은 수용하지 않았고 정당하다고 강변하고 있지요

 

11/15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서울 도심 집회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시위자가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것은 유감이지만 정당한 공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이를 과잉진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국가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위하여, 이격장비가 인권보호에 적합하다며 차벽과 물포를 설치합니다. 또한 경찰은 공권력 사용이 정당하고 적법절차를 지키며 오남용을 방지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질문할 것은 적법절차는 누가 만드는가? 규칙을 해석하고 활용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들의 의도는 무엇인가?를 살피는 것입니다.

 

그 의도를 살피 건데, 경찰은 집회의 자유를 존중하고 실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합리화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뭐가 적법하냐를 만들어내고 판단하는 것은 결국 권력관계의 힘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물포/차벽을 ‘적법하게’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될 수 없습니다. 물포/차벽은 존재 그 자체가 국가에 의한 폭력입니다. 물포/차벽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집회의 권리를 훼손하는 범죄이자 집회방해 행위입니다. 차벽/물포가 인권보호에 적합한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판단은 시민에게 있습니다. 차벽/물포가 인권보호장비라는 것은 언어도단입니다.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지 145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다시 꽃은 피고 봄은 옵니다. 하지만 예전 같지 않은 봄을 맞이하는 저는 아마도 봄바람 결에 다시금 불러보고 싶은 수많은 이름 가운데 백남기 농민을 기억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