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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참깨] ‘미친 집값의 도시’, 서울의 임대주택

서울에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일까? 단연 ‘주거’와 관련된 문제이다. 터무니없이 높은 집값과 임대료로 인해 많은 서울 시민들이 주거불안을 경험하고 있다. 전국 고시원 중 78%가 서울․경기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본래 ‘학업’의 기능을 하던 고시원이 ‘주거해결’을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이러한 고시원도 임대료가 저렴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청년주거협동조합인 민달팽이유니온에 따르면, 고가의 임대료를 자랑하는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평당 임대료보다 서울 고시원의 평당 임대료가 더 높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서울을 ‘미친 집값의 도시’라고 칭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임대주택’이라는 제도가 있다. 임대주택이란 공공이나 민간업자가 무주택 서민을 위하여 임대를 목적으로 지은 주택이다. 굳이 주택을 건설하지 않아도 기존에 있는 주택을 매입하여 무주택 서민에게 장기간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는 제도도 포함된다. 때문에 ‘미친 집값의 도시’ 서울에는 임대주택의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남고 있다.

정보공개센터에서 서울 시내의 임대주택 현황을 조사한 결과 매년 임대주택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전체 주택에 비례하여 볼 때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 출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2015년 2월 기준으로 서울시에는 총 16만 5,732호의 임대주택이 보급되었다. 서울시의 임대주택은 작년 한해(2014년) 총 1만 111호의 증가로 2013년 대비 6.5% 증가했으며, 특히 광진구의 경우 2013년 임대주택 383호에서 2014년 589호로 1년 사이 206호가 더해져 53%나 증가하였다. 뒤를 이어 서초구 28%, 영등포구 27%로 임대주택 증가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물량증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전체 주택 중 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4.28%, 2014년 4.66%, 2015년 2월 기준 4.67%로 OECD 국가의 평균 임대주택 보급률 11.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출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 출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또한 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을 자치구별로 구분해보면, 임대주택이 일부 자치구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강서구에 있는 임대주택은 총 주택 대비 9.65%인 반면 광진구는 0.43%의 임대주택이 공급되는 것으로 나타나 자치구별 임대주택 비율의 편차가 매우 컸다. 광진구의 경우 2014년 임대주택 증가비율이 가장 높았음에도 여전히 물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임대주택 비율이 낮은 광진구, 용산구(1.4%), 송파구(2.79%)의 경우 아파트 평균 매매가액이 높은 지역으로 드러나 임대주택의 공급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송파구 ㎡당 8,353천원 / 용산구 ㎡당 7,529천원 / 광진구 ㎡당 6,521천원 / 서울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 ㎡당 5,973천원)


주거는 일상에 가장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 조건이다. 허나 대한민국에서의 주택은 재산 증가의 수단으로 변해버려 ‘주거권’의 의미가 사라진 지 오래다. 집값이 가장 비싼 서울의 경우 주거불평등의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는데 비해, 임대주택 보급률은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서울시 내에서도 동네마다 임대주택 보급률이 큰 차이를 보여, 보편적인 주거권 보장이 실현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서울은 신혼부부를 서울 외곽으로, 학생·취업준비생들을 고시원으로, 노인들을 쪽방촌으로 내몰고 있다.

서울시는 총 8만호의 임대주택을 추가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시의 이같은 정책은 반갑지만, 임대주택의 단순한 물량 증가만으로 서울시민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서울시는 인구가 가장 집중된 지역, 집값이 터무니없이 비싼 지역인 ‘서울’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서울시는 좀 더 구체적인 임대주택 확보계획을 통해 서울의 주거공공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덧붙임

조민지 님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