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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침회 시즌 2 : 받든지 말든지 시상식] ‘영웅의 귀환’ 공로상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수상이유,
그대, 받을 만하다.


왜 ‘영웅의 귀환’ 공로상인가?
청계천을 찾는 인파 숫자만큼의 의혹들을 비웃으며 그대가 대통령직에 당선이 확정되었던 날, 청계천 루미나리에의 전구 숫자만큼의 별의별 희한한 걱정과 한숨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으나, 그 모든 것들은 한낱 근시안적인 소인배들의 기우에 불과한 것이었다.

국민들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이미 저 먼 곳을 바라보며 치밀하게 준비한 그대의 청계천마냥 맑은 영혼을 태안 앞바다에서 생명들을 죽이고 있는 타르 덩어리로 보는 이 소인배들은 정녕 무엇을 알 수 있단 말인가? 이 모든 것이 치밀한 계산에 의한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을... 두둥!!

그것은 바로 ‘영웅의 귀환’, 바로 노무현 정부가 그렇게 하고자 했으나, 간발의 차로 실패한 바로 그 비밀의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태고부터 인류에게는 영웅들이 있었으니, 국내에는 일지매, 마루치 아라치, 빵상아줌마가 있었고, 해외에는 아톰, 원더우먼, 슈퍼맨이 있었다. 그대의 계획은 바로 이 영웅들을 불러오는 것인 것이다. 영웅들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절체절명의 위기가 왔을 때 모습을 드러낸다. 노무현 정부 역시 이 영웅들을 모으기 위해서 평택미군기지확장, FTA추진, 비정규악법제정 등 수없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영웅들은 끝내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 영웅들이 그대가 대통령직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기도 전, 인수위의 행보만 보고 모두 인천공항행 비행기 티켓을 끊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기서 영웅전문 파파라치 땡땡기자를 연결해 보겠다.
“네. 섹션영웅통신의 땡땡입니다. 저는 도쿄를 거쳐 뉴욕에 와 있습니다. 지금 여기 케네디 공항에서는 ‘변신은 어디서 하냐’라며 한국행 비행기에 공중전화부스도 싣겠다고 고집하는 슈퍼맨과 ‘한국에도 공중전화부스는 있다’라고 설득하는 공항관계자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습니다. 도쿄 나리타에서는 KAL기에 몸을 실으며 박사님과 작별을 하는 아톰을 목격했습니다.”

그렇다. 그대는 바로 세계의 영웅들을 모으고 있는 것이었다. 아~ 대운하! 그것은 영웅들의 박애정신과 온몸의 힘줄을 자극하여 한반도로 끌어들일 거대 프로젝트이다. 화물을 실은 배들이 멀쩡한 바다 놔두고 온 산, 강, 땅을 꼬불꼬불 난도질해서 만든 운하로, 그것도 꼴랑 약 시속 15킬로미터 속도로 가는 꼬라지를 보고 그들이 속 터져 가만히 있을 수 있겠냐 말이다. 그냥 들어다가 바다에 띄어주고 싶은 마음이 불끈불끈 솟을 것이다. 거기에다 식수로 사용될 강에서 배가 시커먼 기름 한 방울이라도 흘릴라치면 빛의 속도로 지구 자전 반대 방향으로 열라 뛰어 시간을 거슬러 그 배를 건져 올리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지구를 사랑하는 그들은 어쩌면 청와대를 들어 우주로 보내버릴 지도 모른다.
그 외에도 이 당선자의 이 거대한 포부의 신빙성을 입증할 근거는 의외로 많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폐지하게 되면 국민건강보험으로는 갈 수 없는 병원들이 속출하고 그 결과 비싼 민간보험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몸조심 또 몸조심해야 한다. 교통사고라도 나서 손가락 하나라도 부러지면 집 기둥뿌리 세 개는 뽑을 각오해야 하니, 영웅들은 돈 없는 환자들을 안드로메다 별 보건소로 실어 날라 영웅심을 불태우고 싶은 욕망에 몸부림칠 것이다. 만일 영웅들의 아이큐가 허경영 씨 정도가 된다면, 수만 번 지구와 안드로메다를 왔다 갔다 하느니 민간보험회사를 킹콩에게 부탁하는 방법을 택할지도 모를 일이다.
자율형 사립고 100개, 특목고 설립 자율화를 추진하겠다는 대목에선 이 당선자가 이미 영웅들과 심리전을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새벽부터 새벽까지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등수 싸움을 벌일 청소년과 집에 돈이 없어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꿈꾸는 것을 포기할 아이들을 보면 그들에게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영웅들이 얼마나 안달하겠는가. 게다가 시위 참여자를 엄단하겠다는 당선자의 발표와 동시에 경찰청이 폴리스라인 밖으로 나오는 시위대들은 모두 검거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영웅들의 귀환을 위해 이미 인수위와 경찰청의 공조가 시작되었음을 말한다. 아~ 이제 곧 그들이 올 것이다. 그들이 스타킹 위에 빤스를 입었건, 머리를 세 가닥으로 나눠 바짝 세우고 다니건 그들은 영웅이지 않은가!!!
이 당선자의 이렇게 치밀한 계략에도 불구하고 영웅들이 오지 않는다면, ‘영웅귀환프로젝트’는 ‘한반도대재앙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부상> 약소하지만 정성을 담았어요!
누진다초점 안경




교육을 이야기할 때도 효율~ 국민 건강 이야기할 때도 경제~ 이 땅이 어찌되든 친기업적으로 파헤치고 쌓아 경제만 살리면 되는 거 아니냐는 님! 오로지 효율과 경제에만 초점 맞춰 인권도 자기 마음대로 쥐락펴락하겠다는 님에게 드리고 싶은 선물, 바로 누진다초점 안경.

누진다초점은 보이지 않는 무수한 초점이 다중으로 이루어져 있어 눈의 초점 위치에 따라 도수가 달라지는 렌즈랍니다.

[출처] 코끼리 안경도매마트

▲ [출처] 코끼리 안경도매마트



국민이 할 말 있다고 방문해도 함부로 어딜 들어오느냐며 담을 쌓아 스스로 높아지신 청와대와 국회의사당에만 계실 테니 민심이 너무 멀어 어디 보이시겠습니까? 청와대 담벼락 아래에서 경제성장제일주의에서 피폐해질 민중생존권을 외치는 이들을 친북좌파, 음해세력으로 무조건 몰아붙이니 어디 제대로 보인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멀리든 가까이든 상관없이 당최 봐야 할 거 보지 못하는 님에게 단방에 광명을 찾아줄 안경이랍니다. 대운하로 파헤쳐질 이 땅, 국민 건강과 교육 등 다양한 관점으로 신중히 살펴야 할 것들을 오로지 경제에 초점 맞춰 ‘지금 여기’를 더 이상 끔찍하게 만들지 못하도록 하는 안경입니다. 한 마디로 광학적으로 볼 때 최첨단 인권감수성의 집약체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착용하실 님의 교육 역시 잘 되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있네요. 교육이 되지 않았을 경우 누진다초점 안경 착용 시 매우 불편하다는군요. 그래서 님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누진다초점 안경은 무수한 초점이 있어 눈알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고개를 움직여 응시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울렁증이 생겨 제대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없다고 하니 말이죠. 그러니 제발~ 경제 깔때기 아래에서 피폐해질, 다양한 위치에서의 민중들 모습을 슬쩍 슬쩍 곁눈질하지 말고 제대로 고개 돌려 좀 보삼~

아! 참고로 누진다초점 렌즈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라는데, 유리창을 떼어 사포로 갈아서라도 마련할 테니 행여라도 걱정하지 마시라~
덧붙임

◎ 글쓴이 [아니꼬운 세상에, 일침회]는 재치있는 풍자와 익살스런 해학 담긴 수다로,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아니꼬운 세상에 일침을 가하고 싶어하는 이들의 모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