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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집시법 개정안, 국회상정 예정

경총 개악청원, 정부 제한방침-법안통과 난항 예상


지난해 11월 박종희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개정안’(아래 개정안)이 4월 임시국회 행정자치위에 상정될 예정이어서 인권단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집시법 개정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후 현재 상임위로 넘겨진 상태이며, 이미 행정자치위 전문위원의 검토가 끝났다고 한다.

개정안은 1회에 개최할 수 있는 집회기간을 7일로 한정했으며, 신고 후 집회를 하지 않을 때는 취소신고를 하게끔 규정했다. 장기간의 위장집회 신고로 인해 집회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또한 대사관 주변 1백미터 이내 집회를 무조건 금지하던 것을, 50미터 이내 집회에 한해 심각한 외교마찰을 초래할 것으로 명백히 예상되는 경우에만 금지하는 내용으로 바꿨다.

하지만 박 의원실 이종현 보좌관은 “대사관 주변 집회 규정이 반대에 부딪혀 여러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통과가 힘들다”며 난항을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경제단체 등은 오히려 집회를 제한하는 쪽으로 집시법 개악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5일 치안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최근 시위양상이 불법․과격화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오히려 “도심지 대규모 행진․소음시위 등에 대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집시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자민련은 14일 전경련 김각중 회장 등과 오찬을 하면서, 지난해 12월 경총 등이 국회에 제출한 ‘집시법 개정에 관한 청원’ 내용에 공감하고 법률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경총 김창성 회장은 ‘공공장소 및 사무실 밀집지역에서 다중생활이나 영업활동을 심대하게 침해한 경우 구호제창이나 확성기 등의 사용을 금지 또는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의 청원을 했다.

민주노총 법규차장 권두섭 변호사는 “경찰은 매년 집회를 제한하려는 시도를 해 왔다”며, “작년 도심집회 인원을 제한하려던 것에 이어 올해는 소음을 규제하는 쪽으로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권 변호사는 “(경찰과 경제단체들이 집시법을 개악하려는)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논의가 붙으면 (작년에 준비해 놓은 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정식청원도 하고, 피해 사례들을 모아 국가인권위에 진정도 하고, 1인시위 등도 벌여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