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수배자 농성단 검찰 자진출두
정치수배자들이 5백일동안의 농성을 정리하고 검찰에 자진출두한다. 수배해제를 요구하며 지난 98년 9월부터 조계사에서 농성을 벌여온 ‘정치수배해제 조계사 농성단’(단장 오창규, 농성단)은 20일 “정치수배해제 문제가 정부측과 일정한 정치적 합의에 도달해 자진출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농성단은 “청와대측이 ‘자진출두해 성실히 수사에 협조할 경우 최대한 수배자 전원에 대해 불구속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이중 구속처리가 예상되는 6명에 대해서도 청와대측은 ‘구속기간이 40일을 넘지않고 집행유예로 석방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농성단은 합의의 걸림돌로 문제가 됐던 준법서약서 작성과 관련해 “청와대측과 준법서약서를 없애는 대신 ‘내용과 형식에 상관없이 각 개인의 소회를 밝히는 내용의 문서를 제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성단은 오늘 오전 11시 30분 조계사에서 농성 5백일을 맞는 법회를 개최한 후 오후 2시경 1차로 서울지검에 자진출두할 계획이다. 또한 연락이 닫지 않는 수배자들을 위해 오는 27일을 2차 검찰 출두일로 정했다.현재 남아있는 김영삼 정권시절 수배자들은 모두 42명으로 이들은 21, 27일 양일간 대부분 검찰에 자진출두 할 계획인데, 이들 가운데 오창규 농성단장을 비롯해 유병문(96년 한총련 조국통일위원장) 씨 등 6명은 구속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농성단의 박재철(31, 97년 한총련 간부) 씨는 “김영삼 정권 시절에는 구정권의 수배자 문제를 해결하는데 석달 정도 걸렸는데 현 정부에서는 2년이 넘게 걸렸다”며 착잡한 마음을 표시했다. 박 씨는 이어 “수배자들이 검찰에 출두하지만 국가보안법이 남아있는 한 정치수배자는 계속 양산 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국보법폐지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