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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큰 감옥에서의 투쟁선언

8․15 출소 양심수, 국보법 폐지 운동 다짐


“8․15 사면은 양심수 대사면이 아니라 ‘김현철 사면’ 이었다”

8․15 특사로 석방된 양심수 17명은 23일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현철 사면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한편 양심수 전원 석방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촉구했다.

사면된 양심수들은 “권력형 부정비리의 전형사범인 김현철은 잔형면제로 대사면한 반면 양심수들에게는 준법서약서를 강요해 아직도 신광수, 손성모 선생을 비롯한 2백여 명의 양심수들이 철창 안에 갇혀 고통받고 있다”며 김현철 사면을 철회하고 석방의 조건이 된 준법서약서를 철폐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사회주의자 사건으로 복역했던 박종호 씨는 “이번 사면을 통해 김대중 정권이 반노동 정권이며 반인권 정권이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김현철에 대한 사면은 즉각 철회되어야한다”고 밝혔다. 구국전위 사건으로 6년을 복역하고 석방된 안재구 씨도 “감옥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감옥에 있는 듯한 정신적 혼란스러움과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손광모, 신광수 선생님 등을 비롯한 모든 양심수들은 조속한 시일내에 전원석방 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전 충청총련 의장을 지낸 김동석 씨도 “국가보안법의 철폐되지 않는 한 양심수는 계속 양산될 수밖에 없으며 우리 역시 작은 감옥에서 큰 감옥으로 나왔을 뿐”이라며 “이 사회의 민주와 인권을 억압하고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해 출소자들이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소 양심수들은 감옥에 남아있는 양심수들과 함께 △준법서약서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 △김현철 사면의 부당성 주장을 위한 관련 규정과 근거 문건의 정보공개청구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이번 출소자 가운데 안재구, 류락진(구국전위 사건, 6년 구금), 이화춘(일본 간첩 사건, 6년 구금) 씨 등 보안관찰 대상자들은 보안관찰을 제2의 국가보안법으로 규정하고 보안관찰법 어기기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