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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뛰어보자 폴짝] 학교는 누구의 것이에요?

한 고등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화가 났어요. 왜냐면 교장선생님이 학교 일을 마음대로 처리하기 때문이에요. 학교의 일을 선생님들과 같이 회의해서 결정하지도 않고, 선생님들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고, 교장이라는 자리를 이용해서 결정한다는 것이에요. 어떤 선생님은 갑자기 담임을 못하게 되었고, 어떤 선생님은 맡고 있던 일도 그만 두게 되었어요. 알고 보니, 교장선생님에게 '민주적으로 학교를 운영해야 한다'고 옳은 말을 했던 선생님들이 이렇게 일을 빼앗기게 된 것이랍니다.

선생님들은 교장선생님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학교 일을 자기 맘대로 처리해서는 안되니까요. 그만두지 못한다고 버티던 교장선생님은 다른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많은 상처를 남기고 학교를 떠났어요.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쫓겨난 교장선생님이 바로 옆 학교의 교장이 된 것이에요. 잘못을 뉘우치지도 않았는데, 자기 맘대로 학교를 운영하던 사람이 또 다시 학교의 교장이 될 수 있다니 정말 이상하지요?

여러분, 이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이랍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요? 학교를 개인의 재산이라고 생각하고 운영을 마음대로 하기 때문이지요. 또 그런 생각을 지켜주는 법(사립학교법)이 있기 때문이고요.


사람들은 학교를 개인의 재산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나라의 초·중·고, 그리고 대학교 중에는 사립학교가 아주 많습니다. 아! 사립학교가 무엇이냐고요? 그것은 나라에서 만들어 관리하는 학교가 아니라, 개인이 모여('재단'이라고 불러요) 학교를 만들어 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이런 사립 학교에 선생님의 월급이나 많은 물품을 지원합니다. 실제로 학교를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이 100이라면, 정부에서 초·중·고 학교에 지원하는 비용이 평균 98이나 됩니다. 재단(개인)이 학교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전체 비용 100중에서 겨우 '2'만 내는 것이지요. 실제로 정부의 지원금과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랍니다. 그런데도 재단은 학교를 개인 재산처럼 여기고 맘대로 하려고 해요. 한 재단이 두 세 개의 학교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이야기 속에 나오는 두 학교도 같은 재단에 속해 있는 학교였어요. 민주적이지 않은 사람이 이리저리 교장 자리를 옮겨다닐 수 있는 것은 재단이 학교 운영을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학교는 우리 모두의 것이에요.

그런데 학교가 개인의 재산일 수 있을까요? 교육 방법이나 내용이 엉뚱하고, 독재자처럼 맘대로 학교를 이끌어가도, 개인 재산이니까 그냥 두어야 하는 것일까요? 아니겠지요? 교육의 내용뿐 아니라 방식, 학교의 운영도 사회에서 인정한 내용이고 방식이어야 해요. 학교는 개인의 소유물 일 수 없어요. 교육을 하는 학교는 우리 모두의 것이에요. 학교가 학생들에게 제대로 교육을 하고 있는지, 학생이나 교사의 의견을 잘 듣고 있는지, 혹시 몇몇 사람들이 개인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학교를 맘대로 하는 것은 아닌지, 모두가 감시할 수 있어야 해요. 학교 운영이 민주적이어야 하고 그것을 언제나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다행히도 국회에서 이번에 재단(개인)이 학교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법을 바꿨어요. 비록 바뀐 법으로 제대로 감시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많지만, 지금까지 학교를 개인의 재산처럼 여겨온 사람들을 조금 감시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