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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비정규직 노동자 전국조직으로 결집

전국비정규직노동조합연대회의 출범…"공동투쟁 구심 되겠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아우르는 전국조직이 건설됐다. 16일 전국비정규직노동조합연대회의(아래 전비연)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범을 선언했다.

16일 열린 출범 기자회견

▲ 16일 열린 출범 기자회견



2003년 9월 전국 17개 비정규노조 대표자들이 결성한 '전국비정규노조대표자연대회의(준)'는 2004년 9월 정부·여당의 비정규노동법 개악안 철회를 요구하며 열린우리당 의장실을 점거했다. 11월에는 30개 비정규노조 대표자들이 집단 삭발하고, 4명의 비정규노조 대표자들이 국회 안 타워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진행했다. 올해 7월 5일에는 사조레미콘 대체인력 저지투쟁 과정에서 레미콘 차량에 깔려 사망한 한국노총 김태환 충주지부장 사건에 항의하며 서울지방노동청을 점거하기도 했다.

그 가운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도 잇달았다. 2003년 10월 26일 근로복지공단비정규노조 이용석 광주전남본부장이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 중 분신했고 2004년 2월 14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 박일수 씨가 '하청노동자도 인간이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사내하청업체 사무실 앞에서 분신했다. 올해에는 9월 4일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에서 부당해고당한 류기혁 씨가 현대자동차비정규노조 임시사무실 옥상에서 목을 맸다. 이어 9월 10일에는 화물연대 김동윤 씨가 부가세 미납을 이유로 유류보조금마저 압류한 정부와 지자체에 항의하며 분신했다.

전비연은 출범기자회견문을 통해 "지역, 업종, 고용형태, 소속 연맹은 모두 달라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고통받고 차별받으며 노동3권을 박탈당하고 있는 모든 비정규직노조들의 구심이 될 것"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모아내고 전국적인 공동투쟁의 구현체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또 기아차·현대차노조, 민주노총 전 수석부위원장 등 최근 발생한 비리사건에 대해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연대, 투쟁의 정신이 심각하게 후퇴한 현실의 민주노조운동 속에서 비정규노동자투쟁은 심각한 고립과 박탈의 장벽에 부딪혀야 했고 자본과 정권에 의해 각개격파 당해야 했다"며 "우리 스스로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하는 모범'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비연은 △정부의 기간제법안 폐기와 기간제 사유 제한 △파견법의 완전철폐와 불법파견 정규직화 △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과 노동3권 보장 △불법하도급 근절과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이주노동자 단속·추방 중단과 노동허가제 쟁취 등을 요구했다.

구본서 전비연 의장은 "기존 산별연맹 체계로는 특수고용, 간접고용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받아안기 힘들다"며 "민주노총에 공식기구화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비연에는 전국건설운송노조·화물연대 등 특수고용 노동조합, 현대자동차·하이닉스-매그나칩 등 사내하청 노동조합, 근로복지공단·산업인력공단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조합, 전국타워크레인기사노조·경기서부지역건설노조 등 건설 비정규직 노동조합과 전국의 지역일반노동조합 등이 참여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대학로에서 열린 출범식

▲ 기자회견에 이어 대학로에서 열린 출범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