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주제는 무거운데, 교육은 톡톡 튀네~!

[클릭! 인권정보자료]『똑똑, 노동인권교육 하실래요?: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길잡이』

지은이: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펴낸곳: 사람생각/ 펴낸날: 2005년 8월



이제 우리 사회에서 일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착취 문제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아르바이트생이란 이름으로, 현장실습생이란 이름으로 많은 청소년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값싼 노동력으로, 막 대해도 될 ‘새파랗게 어린’ 노동자로 쥐어 짜이고 모멸당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고발도 최근 몇 년 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청소년 노동자의 인권 현실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성인 노동자라고 해도 그리 상황은 다르지 않지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 중 큰 자락에는 학교 안팎의 교육현장에서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 인권에 대한 교육이 전무하다시피 한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똑똑, 노동인권교육 하실래요?』(아래 『똑똑~』)는 바로 이러한 현실에 대한 응답이다.

부제에서도 드러나듯이, 『똑똑~』은 청소년과 함께하는 노동인권교육을 조직하고자 하는 교사나 단체 교육담당자들을 위한 인권교육 지침서다. 지금까지 노동단체나 노동조합에서, 혹은 몇몇 교실에서 이루어진 노동교육은 어려운 법률용어에 기대어 있어 청소년들이 쉽게 다가서기 힘든 한계를 갖고 있었다. 알기 쉬운 용어로 고쳐 쓴 경우라도 대개 교사 중심의 일방향성과 지식 전달 위주의 딱딱함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반면 『똑똑~』은 지금까지 노동교육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청소년들이 노동인권의 소중함을 스스로 느끼고 찾아나갈 수 있는, 역동적인 교육의 바다로 교사들을 초대한다. 청소년들이 노동인권에 대해 쉽게, 흥미롭게, 그리고 역동적으로 접근하면서 노동인권의 중요성을 스스로 체득하게끔 하려면 어떤 교육이 준비되어야 하는가가 이 책의 출발점인 셈이다.

책은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 개념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하여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그만두는 시기까지 모든 상황에서 필수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노동인권을 주제별로 나누어 교육활동과 읽을거리를 배치하고 있다.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개념 △채용단계 △노동조건 △해고 △폭언․폭행 △성희롱 △노동감시 △단결권 △현장실습 등 9개 주제에 따라 청소년들이 자신의 경험과 의식을 자연스럽게 털어놓고 확장시켜나갈 수 있도록 이끌고 있는 것. 알쏭이와 달쏭이라는 두 청소년 캐릭터의 질문을 따라가면서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관련 정보를 쉽게 풀어내고 있는 읽을거리의 구성 방식도 눈에 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앞서도 지적했듯이 참여적, 체험적 교육방법을 통해 교육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을 교육의 주체로 초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양한 직업카드를 나눠준 다음, 그 직업이 노동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여 동그라미의 안과 밖에 붙여보도록 함으로써 청소년들이 노동자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날것 그대로 드러내도록 한다거나, 다양한 조건을 지닌 응시원서를 나눠준 다음 실제 누가 채용되는지를 체험해보게끔 함으로써 채용단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부당한 차별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붇돋우는 식이다. 또 다양한 상황이 담긴 그림판에서 산업재해로 봐야 할 ‘숨은 그림’을 찾아내보게끔 하거나, 보드게임 형식으로 다양한 노동인권 침해상황을 단결된 힘으로 헤쳐나갈 수 있게끔 이끌기도 한다. 성희롱에 관한 이미지 해석, 인권침해에 맞서 권리카드를 찾아내는 상황극, 부당해고 여부를 따지는 모의노동위원회, 대안적 입사지원서 만들기, 우리가 바라는 노동현실을 그려내는 인권뉴스 만들기와 같은 활동들도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경계를 허물고자 하는 노력의 결실이다.

『똑똑~』은 제목에서처럼 노동인권교육이 가져다줄 흥미롭고 감동적인 경험을 함께 해보지 않겠느냐고 독자들에게 손짓한다. 그러한 경험이야말로 사람다운 노동, 행복한 노동을 일구어낼 힘을 지닌 미래의 노동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민주노동당, 인권운동사랑방, 전교조실업교육위원회 등 5개 단체가 힘을 모은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가 1년반 가까이에 이르는 시간 동안 이 책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청소년들과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교사들은 물론 노동단체, 청소년단체들에게도 유용한 길잡이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