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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6월 반딧불 :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원폭 피해 2세들의 인권과 반핵평화운동

<원자폭탄 Original Child Bomb>, 캐리 쇼느게블, 2003, 57분, 다큐, 미국

▲ <원자폭탄 Original Child Bomb>, 캐리 쇼느게블, 2003, 57분, 다큐, 미국



원자폭탄과 핵무기의 위험성과 파괴력은 쉽게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그것이 가진 파괴력이 어떠한지를 상상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토마스 머튼의 시 "Original Child Bomb"에 영감을 얻어 만든 이 영화는 핵폭탄의 발생과 그것의 사용에 따른 인간의 희생에 관한 명상적인 영화이다. 영화의 초반부에 재현되는 사진가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을 공중에서 촬영한 미공군으로, 전쟁이 끝난 후 수도원에 들어가 영원히 침묵을 지켰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수도원에 살았던 토마스 머튼이 핵무기의 탄생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의 원폭투하에 대해 쓴 시가 바로 "Original Child Bomb"이다.

핵폭탄은 버섯모양의 구름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미지이지만, 핵무기가 사람들에게 미친 엄청난 피해와 고통에 관한 사진 자료들은 오랫동안 공개되지 못했다. 이 영화는 희생자의 관점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된 1945년을 재구성하기 위해 기밀리스트에서 제외된 자료 화면과 사진, 그림과 애니메이션을 사용한다. 여기에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고통스러운 광경을 목격한 생존자들의 목소리가 더해진다. 영화는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 날 그곳에 있었던 어머니, 형제, 군인들의 증언을 담고 있다.

그토록 파괴적인 핵무기의 위협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적이고, 명상적인 화면과 음악으로 채워진 이 영화는 핵폭탄으로 일그러지고 뭉개진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이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핵무기를 둘러싼 세계적인 논쟁과 정치적 수사,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과 그것을 보여주는 화면들은 이 영화가 그저 지나간 과거의 고통에 대한 애도나 명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점점 격렬해지고, 빠르게 지나가는 화면들과 아이의 속삭임은 지금 현재 핵무기가 유포하는 위험과 위기에 대한 경고이자 각성과 행동의 촉구이다.

지난 달 한국 원폭 피해자 2세 김형율씨의 사망으로 원폭피해에 대한 문제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핵에 관한 한 무지하고, 또 무관심하다. 해방 60주년을 맞는 올 2005년이 원자폭탄이 떨어진 지 60년이 되는 해라는 것을 기억하는 이도 드물다. 원폭 문제가 대물림되고 있고, 그래서 아직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방사능과 낙진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그동안 외면해온 탓이다.

6월 반딧불은 김형율씨 사망을 계기로 국내 원폭 피해 2세들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올해 인권영화제 상영작인 <원자폭탄>은 핵무기가 가진 엄청난 파괴력과 그것이 인간에게 미치는 비극과 고통의 무게를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원자폭탄> 상영 후에는 반핵평화운동의 차원에서 핵무기 확장 반대의 중요성을 다시 되짚어보고, 반핵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공익광고 만들기가 진행된다.

△ 때와 곳 : 6월 25일(토) 늦은 3시,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대강의실
△ 상영작 : <원자폭탄 Original Child Bomb>
△ 부대행사 : 건강세상네트워크 강주성 대표에게 들어보는 원폭 피해 2세들의 인권과 반행평화를 위한 공익광고 만들기
△ 상영장 찾아오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