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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내 머리 좀 놔두세요!"

[뛰어보자 폴짝] 가위손의 공포, 두발규제

'앞머리=눈썹 위'
'옆머리=귀를 덮지 않게'
'뒷머리=칼라에 닿지 않게'

위에 적힌 대로 머리길이를 자른다고 상상해봐요. 옷 칼라에 닿지도 않고, 귀를 덮지도 않게 머리를 자르려면 무척 짧아야겠지요. 마치, 군대나 교도소의 머리길이 규정 같다고요? 조선시대 단발령이냐고요? 아니요. 위의 머리길이 규정은 경기도에 있는 한 중학교 머리길이(남학생) 규정이랍니다. '두발 자유화'를 요구하며 경도도 교육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학생이 다니는 학교의 규정을 옮겨 온 것입니다.

여러분이 다니는 학교에는 머리길이, 액세서리, 신발, 양말(용의복장) 규정은 어떤가요? 규정이 있는지 없는지 혹은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는 친구들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해요. 초등학교는 비교적 용의복장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지 않기 때문에 규정도 잘 알려지지 않고, 규정이 없는 경우도 많거든요. 하지만 중·고등학교는 용의복장 규정이 엄청 많아요. 또 황당한 것도 있답니다.

'양말은 흰색만 허용'
'허리띠는 학교에서 지정한 것만 사용'
'옆머리, 뒷머리는 1㎝'

최근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중·고등학교에서 머리길이 검사가 자주 있었다고 해요.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얼마 전 머리길이 단속에 걸린 학생들을 강제로 이발하게 했답니다. 학교에 있는 이발소에서 머리길이를 잘라야만 수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해요. 뿐만 아니라 많은 중·고등학생들은 학교에서의 머리길이와 염색 단속이 늘 있는 일이라고 해요. 때때로 수업시간에도 교사에 따라서 용의복장을 검사하는 경우가 있어서, 마음을 조이기도 한답니다. 혹시 '내 머리길이가 1㎝더 긴 것은 아닌가?'하고 말이에요.

최근 학교의 두발규제로 옆머리가 잘린 모습 [출처] 1318바이러스 www.1318virus.net

▲ 최근 학교의 두발규제로 옆머리가 잘린 모습 [출처] 1318바이러스 www.1318virus.net



학교에서는 이런 단속이 "공부 때문이다", "학교 분위기를 위해서다"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런데,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머리길이에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은데, 학교에서 자꾸 강제로 지키라고 하니까 더 싫어진다"고 말해요. 특히 머리길이를 단속하면서 교사가 맘대로 학생들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싹뚝싹뚝 자르는 경우가 있는데, 무척 속이 상하고 화도 나겠지요? 누가 내 머리에 맘대로 손을 대고 함부로 머리카락을 자른다고 생각해봐요. 정말 기분이 나쁠 거예요. 학생들은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헌법에도 적혀 있는데, 왜 학생만 이런 권리를 누릴 수 없냐"고 묻고 있어요. "청소년도 똑같이 인간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왜 우리의 의견은 존중하지 않느냐"고 질문을 던집니다.

마침내 학생들이 두발자유화를 주장하며 모이기 시작했어요. 인터넷(agora.media.daum.net/petition)에서 두발자유화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서명을 받기 시작한 것이지요. 권리를 침해당한 피해자가 아니라 이제는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당당한 주인으로 나서는 것입니다. 두발자유화 뿐 아니라 다른 용의복장의 규정 및 학생과 관련한 모든 규정은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여러분도 학생 인권을 찾기 위한 서명에 함께 해봐요.

생각해봅시다.

1. 우리 학교 교칙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 있을까요?


두발규정을 포함해 용의복장 등 학교생활과 관련된 교칙을 본 적이 있나요? 그러한 교칙을 만드는데, 학생들의 의견은 얼마나 듣고, 반영했나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의 교칙을 자세히 본 적이 없거나, 용의복장교칙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학교교칙에는 용의복장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모이고, 활동하는 것을 제한하는 교칙도 포함되어 있는데 말이지요. 학생이 지켜야하는 교칙이라면서 학생과 함께 교칙을 만든 학교가 매우 적다는 것은 참 황당한 일이지요?


2. 학교교칙을 인권 기준으로 분석한 자료가 있어요.


2001년에 전국중고등학생연합과 인권운동사랑방이 전국 180여개 중·고등학교의 교칙을 모아서 인권의 기준으로 분석을 했어요. 당시에 학교교칙을 인권 기준으로 바꾸자는 요구가 많았는데, 아직도 많은 학교의 교칙은 여전히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인권의 기준으로 우리 학교의 교칙을 바꿔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