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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뛰어보자 폴짝] 군대대신 감옥을 선택한 강철민 아저씨 이야기

다른 이에게 큰 상처를 준 어른, 큰 잘못을 한 어른은 감옥에 갑니다. 하지만 반대로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서 잘못을 저지르고 싶지 않아서 감옥을 택한 어른들도 있습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여러분은, 학교에서 신문에서 텔레비전에서 '국방의 의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거예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국방의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국방의 의무는 말 그대로 나라를 지킨다는 뜻이지요. 특히 남자어른은 일정한 나이가 되고 건강하다면 2년 동안 군대에 꼭 가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법으로 그렇게 정해 놓았거든요. 그런데 어떤 남자어른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양심의 이유로 군대에 가길 거부합니다. 이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고 하는데, 사람을 죽이는 연습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모두 감옥으로 보냅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여겨 죄인으로 취급합니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자기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방의 의무를 법으로 정하고 있어요. 하지만 많은 나라들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죄 지은 사람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군대에도 감옥으로도 보내지 않아요. '대체복무제'라는 제도가 있어 군대에 있어야 하는 기간이나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사회 복지(더 나은 사회)를 위해 활동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혼자 사는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챙겨드린다든지 하루종일 혼자 있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는 등의 활동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제도가 없어서 군대가 아니면 감옥을 가야 하지요. 군대 가길 거부하는 사람은 모두 죄인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군대는 국방의 의무는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있는 게 아닌가요?

지난 2003년 11월, 군인의 신분으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가 된 아저씨가 있습니다. 군대에 가서 국방의 의무를 따르던 강철민 아저씨는 이라크 전쟁과 우리나라의 이라크 파병 결정에 대해 마음이 무척 아팠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등병이라는 군인의 신분으로 첫 휴가를 나와 다시 군대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한 것이지요. 그리고 이라크 파병 결정을 취소(철회)하라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기도 했어요. 결국 강철민 아저씨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남은 군복무기간(1년 6개월) 동안 감옥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3개월 일찍 석방되었습니다.

감옥에서 풀려난 강철민 아저씨는 앞으로도 이라크에 가 있는 우리 군인들이 어서 되돌아오도록 계속 노력할 거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군대가 다른 나라의 침략전쟁을 돕고 있으니 누가 봐도 잘못되었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를 보다 평화롭게 하는 데에는 군인만 필요한 게 아니에요!

강철민 아저씨와 같은 생각을 하는 어른이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군대로는, 무력으로는 진정한 평화를 이루거나 지킬 수 없다고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사람을 죽이는 연습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지요.

양심은, 자기의 행동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바른 말과 행동을 하려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이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무조건 감옥으로 보내야 할까요? 군인이 할 수 없는 일을, 어쩌면 군인이 하는 일보다 더 가치로운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나라를 지키는 방법은 다양하다는 것을, 그것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생각해봅시다

대체복무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할 수 있게 하면, 많은 어른들이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하지 않을까요? 그럼 누가 우리나라를 지키지요?


이미 국방의 의무를 다양하게 수행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도 처음에는 이런 걱정을 했답니다. 하지만 실제로 걱정하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군대 가는 것(군복무) 말고 다른 활동들도 그만큼 아니면 그 이상 힘들어서였지요. 하지만 그 일들은 무척 가치있는 일들이어서 누군가 꼭 해야 하는 일들이지요. 그 일을 양심에 따라 병역거부한 어른들에게 맡기면 더 잘 해내지 않을까요? 나라를 지킨다는 건 우리를, 그리고 나를 더 행복하게 하는 일이 되어야할 거예요. 그러므로 누구나 자기가 생각하는 방법으로 나라를 지킬 수 있어야겠어요. 그건 결국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