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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평화의 비로 바그다드를 적셔요

반딧불, 전쟁 피해자들 만난다


현재진행형인 이라크 전쟁에서 민간인과 민간시설을 목표로 한 침략군의 무차별한 폭격이 자행되는 가운데, 이라크 민중들의 눈과 마음에 주목하는 카메라를 든 이는 목숨을 각오해야 하는 것이 잔혹한 현실이다. 침략군의 보호를 받는 소수 주류 미디어 이외의 카메라는 이라크 민중들에게 접근조차 할 수 없기에, 이라크에 깔린 암흑의 농도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이라크 여성들은 이라크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는 가부장적 공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가해지는 폭력의 경험을 발설하지조차 못한다. '전쟁'마다 증폭되는 여성에 대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폭력은 이라크에서도 여지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게 감춰진 현실이다.

12월 반딧불에서는 '평화의 비로 바그다드를 적셔요'라는 주제로 이라크 민중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으면서 그들에게 총이 아닌 꽃으로 화답할 수 있는 행동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바그다드의 이야기>는 미국이나 주류 매체들이 외면하는, 이라크 민중의 시점에서 바그다드의 현재를 보여준다. 이는 대부분의 서구 미디어나 몇몇의 아랍 매체가 보여주는 이라크의 상황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담 후세인 정권의 축출에 안도감을 느끼는 한편, 그들이 다시 식민지화되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낙담하기도 한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역사에서 무시되었던 사람들, 미디어와 권력에 의해 무시되었던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담고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이라크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것과 함께, 이 영화는 바그다드에서 고통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과 기본적인 의약품도 없이 치료를 해야 하는 의사들, 그리고 모두 불타 없어진 대학 도서관, 인적이 끊긴 바그다드의 거리. 이라크 사람들의 인터뷰는 13년 동안 계속된 UN의 제재조치가 이라크의 현재 상황을 초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도 시사한다.

함께 상영되는 <유령을 부르며>는 92년 보스니아 강간캠프의 끔찍한 실상을 알리면서, 전쟁이 불러온 억압의 기억을 새로운 힘으로 전환시킨 여성들의 활동을 되새긴다. 영화 상영 후에는 이라크 전쟁피해자들을 초청해 증언을 들어보고, '여성의 이름으로 전쟁을 반대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도 함께 고민해 볼 예정이다.

때와곳: 12/10(금) 연세대학교 광복관 B105
상영작: 1)늦은 5시 <유령을 부르며>, 7시 <바그다드의 이야기>
문의: 02-741-5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