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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평화를 노래해요

"얘들아 힘내! 머지않아 너희들에게도 평화가 올거야", "얘들아 꿈을 버리지 마" 하얀 천 위에는 격려의 말부터 약, 빵, 과일, 전기, 학교,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타까지 이라크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것들로 가득 채워졌다.

봉천동에 있는 두리하나 공부방에서는 25일 '박기범이라크통신' 별음자리표 씨, '평화바닥' 셀림 씨, 평화인권연대 아침 씨가 아이들과 함께 평화수업을 진행했다.

별음자리표 씨는 "주먹으로, 총으로 친구가 될 수 없어요"라며 '앗살람 알라이쿰'에 이어 '총을 내려라' 노래를 불렀다. 아이들도 처음에는 "노래가 길어요", "아저씨 골룸 닮았어요"라며 딴청을 피우더니 이내 장단에 맞춰 함께 흥얼거린다. 평화를 노래해 온 별음자리표 씨는 "노래를 부르는 것 자체가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위한 것"이라며 "권력자나 가진 자들을 향한 싸움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노래를 통해 소통하면서 평화를 준비하고, 평화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3년에 이어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평화활동을 하고 돌아온 셀림 씨는 이라크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셀림 씨는 "커서 되고 싶은 것이 '살아남는 것'이라는 이라크 아이들의 말에 이라크로 갈 결심을 하게 됐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너희들이랑 똑같은 친구들이 이라크에 살고 있어. 전쟁이 끝났다고 하지만 지금도 집 근처에서 그리고 길거리에서 폭탄이 터져서 부모들은 아이들을 집밖으로 내보내질 못해. 발전소가 폭격돼서 전기도 반나절밖에 쓸 수가 없어. 또 먹을 것이 없어서 아침에 일어나면 일을 하러 가야 하는 아이들도 많아. 길거리에서 구걸하고, 껌이나 석유 등을 파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셀림 씨는 한국군 파병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한국에서도 이라크를 도와준다고 군인들을 보냈지만 이라크 사람들은 군대를 원하지 않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와서 자기 나라 사람들을 죽이니까 점점 더 화가 나서 나쁜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어"

이라크 아이들의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분노가 느껴졌을까. 아이들은 "이라크도 우리 친구잖아요. 제발 이라크를 괴롭히지 말아요", "부시 나빠요. 석유 훔쳐가려고 전쟁 일으켰잖아요", "노무현 아저씨 이라크로 군인 보내지 말아 주세요"라며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자 이제 평화놀이 해볼까?" 아침 씨는 아이들에게 역할이 적힌 쪽지 하나씩을 나눠주고 빨간 털실을 던져 관계의 끈을 만들게 했다. "바그다드에 미사일이 떨어져 담 옆에서 놀고 있던 8살의 파테한이 그 밑에 깔려 목숨을 잃었어요" 아침 씨의 이야기가 끝나면 파테한의 역할을 한 아이는 끈을 놓는다. 아침 씨는 "사람의 생명뿐 아니라 자연, 그리고 시설 등 모든 관계를 끊어버리는 것이 전쟁이라는 것을 얘기해 주고 싶었다"며 "전쟁을 끝내기 위해 한군국이 하루라도 빨리 철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