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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예배선택권' 보장을 위한 힘겨운 걸음

강의석 학생 학교에 '합의이행' 촉구하며 일주일간 재 단식

학교가 '예배선택권에 대한 합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지난 16일 재 단식에 들어갔던 강의석 학생(대광고 3학년)이 22일 단식을 마쳤다. 강의석 학생은 '학내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며 46일간 단식하던 끝에 지난 9월 24일 학교로부터 간신히 합의를 이끌어냈었다. "학부모의 동의와 담임과 교목실 상담을 통해 '예배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 합의내용이었다. 그러나 '합의이행'에 대해 학교가 보여준 태도는 강의석 학생을 다시 단식으로 몰고갔다.

강의석 학생은 합의내용을 교내방송을 통해 전교생들에게 전달하자고 요구했지만 학교는 이를 거부하고, '합의이행'의 책임을 교목실에 일임했다. 16일 강의석 학생은 1, 2학년 학생들을 통해 "예배에 참석하지 않으면 '개별성경공부', '청소' 또는 '체육시간'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고, 예배선택의 절차가 너무 까다롭다는 의견도 덧붙여졌다.

재 단식에 들어갔지만 학교는 '합의이행'에 즉각 나서지 않았다. 18일, 학교는 강의석 학생을 지지했던 류상태 목사에게 교단의 뜻에 따르지 않으려면 학교를 떠나라는 '경고장'을 보냈고, 20일 '예배선택권 보장'을 알리는 학생들에게 학생부는 '진술서'를 받기조차 했다. 같은 날 강의석 학생은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돼 병원으로 실려가기도 했다.

21일 학교는 회의를 열어 '개별성경공부' 등 지금까지 나왔던 대체활동들을 무효화하기로 했다. 이날 교사들은 "학교가 예배 불참에 대해 수용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합의서의 정신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다. 강의석 학생은 "예배에 불참하면 기독교교육 프로그램을 한다거나 성경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선생님들을 찾아가 정정을 부탁드렸는데 받아들여 주셨다"고 학교의 분위기를 인터넷을 통해 전하기도 했다. 현재 학교에서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종교 수업시간 예배 불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단식으로 '예배선택권'의 실행을 한 걸음 옮겨 놓기는 했지만 '학내 종교의 자유 보장'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인권운동사랑방 배경내 활동가는 "부모의 동의를 얻는 과정과 함께 이후 담임과 교목실 상담을 거치면서 교사의 자세에 따라 학생의 예배선택권이라는 것이 얼마나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학내 종교활동 강제'의 빗장은 이제 겨우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