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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공무원노조의 입과 눈 막는 정부

내부행사까지 불허, '참가자 전원 사법처리'…'강행' 의지 밝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아래 공무원노조)가 9일과 10일 이틀간 계획하고 있는 집회에, 정부가 참여자 전원을 사법 처리하겠다는 강경 방침을 발표해 공무원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8일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은 최기문 경찰청장과 함께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주말 개최 예정인 '공무원노조 간부 결의대회'를 포함해 일체의 전공노 주최 집회, 시위를 불허한다"며 공무원노조 활동을 막고 나섰다. 그러더니 집회를 강행할 경우 "집회 주동자와 참석자들을 전원 채증까지 해 사법처리는 물론 해당기관에도 통보, 징계 등 행정적 조치도 병행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이에 공무원노조는 "지난 5월부터 노동3권 보장 등과 관련해 수 십 차례에 걸쳐 대화를 요구했지만 정부가 이를 묵살하더니, 이제는 내부 행사를 문제삼아 불법운운하며 조직폭력배 수준의 협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긴급지침을 통해 정부의 이같은 대응은 "총파업투쟁 가시화에 대한 정부의 위기의식을 표출한 것"이라고 지적, "정부의 강압과 탄압을 뛰어넘어 한치의 흔들림 없는 강력한 투쟁으로 '문화패 경연대회' 및 '전 간부 결의대회'를 사수하자"며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9일 서울 소재 모 대학에서 열리는 '문화패 경연대회'는 전국 230여개 지부 중 '문화패'가 있는 18개 지역이 참여하는 행사이며, '간부결의대회'도 잇달아 진행된다.

정부가 공무원 노조의 입과 눈을 닫으려는 시도는 7일 매일노동뉴스를 통해 밝혀진, '전공노 활동전망·실태 및 대응방안'이라는 문건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10쪽짜리 문건에는 최근 공무원노조의 동향부터 시작해, 노조의 집단행동 돌입 시 예상되는 파장뿐 아니라 정부·유관부처와 경찰의 대응방안까지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더욱이 △투표 가시화 시 주동자 사법조치 △상경 시 현지에서 현행범으로 체포 등 정부가 공무원노조의 집단행동에 대해 강력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군사독재시절의 통치방식'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한편, 공무원노조는 정부가 특별법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노조법'이 공무원노동자의 기본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권리를 제한하는 법이라며 철회를 요구해 왔다. 이와 관련 11월 총파업 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정부가 제정하려는 공무원노조법은 이미 2001년 유엔 사회권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권고한 바 있는 교원 및 공무원들의 '노동조합에 참여할 권리'를 6급 이하의 공무원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단체교섭권, 파업권'을 금지하고 있어 노동계로부터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