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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차별과 노동감시로 퇴출 시키겠다?

KT 상품판매 노동자, 인권침해 증언 대회

KT 노동자들의 증언을 통해 국내 최대 통신기업 케이티(KT)의 반인권적 차별행위와 노동감시 행태가 폭로됐다. 전국 30개 인권단체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아래 인권회의)는 7일 오후 1시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KT 상품판매팀(아래 상판팀) 노동자 1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차별 및 노동감시 결과를 발표하고 노동자들의 직접 증언을 통해 그 실상을 알렸다.


KT는 왜 '상품판매팀'을 만들었나

2003년 9월 명예퇴직 구조조정을 실시한 KT는 같은 해 12월 전직거부자, 명퇴거부자, 노조활동 경력자 등 480여 명을 원래의 업무영역이나 직위와 무관하게 PCS나 일반 전화개통 등의 상품을 판매하는 '상판팀'으로 인사 조치했다. 그러나 상판팀 직원들은 일반 영업직원과 달리 △업무지역 미배정 △판촉상품과 기업카드 미지급 △개인별 매출목표 제출 △일일활동실적 제출 △각종 교육 및 회의 참석 불허 등의 차별에 시달렸다는 것이 인권회의 조사 결과이다. 인권회의에 따르면, 올 4월 발견된 '상판직원 소탕작전' 문서에서 상판팀의 최종목표를 '퇴출'로 명시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인권회의는 "상판팀 구성 및 운영이 노조전력자나 명예퇴직거부자 등에 대한 퇴출프로그램 일환"이라고 주장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사측의 차별과 감시는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감시와 미행으로 정신질환까지

전북 지역 상판팀 최모 씨는 4월 정체를 알 수 없는 차가 미행하는 것을 인지했다. 미행을 확인하기 위해 우회, 정지, 유턴을 반복하던 최 씨는 미행 차량의 번호를 112에 신고했다. 경찰로부터 확인한 결과 미행 차량은 KT전북본부 직원의 차였다. 전북의 박모 씨는 몰래 사진촬영까지 당하고, 이로 인해 정신병원에 장기입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북의 사례는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 접수됐다. 증언대회에 나온 노동자들은 KT의 이러한 감시와 차별은 특정지역이 아니라 전국에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만 둘 때까지 인사 발령한다?

18년간 기술부에서 근무하다가 명예퇴직을 거부하면서 지난해 12월 충북 지역 상판팀으로 인사 발령된 이모 씨. 이 씨는 이미 2000년 12월 한국통신(KT) 파업에 참여한 직후부터 '원거리' 인사 발령을 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집에서 1시간 20분 가량 걸리는 음성전화국으로, 7개월 후에는 2시간 20분이 넘게 걸리는 제천전화국으로 발령을 받았다. 이 씨는 자신의 집 대문에서 6m이내에 'ㄱ 전화국이 있다'며 KT의 의도적 탄압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현재 아무 연고도 없는 충주지역에서 상품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또 수도권지역의 유모 씨는 2001년 114분사 와 2003년 명예퇴직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3년간 무려 8차례의 인사발령을 받았다. 인사 발령 후, 3일만에 다시 인사 발령되기도 했다. 더욱이 기술직이나 내근직이었던 노동자에게 상품판매를 위한 교육이나 최소한의 적응기간도 주지 않고 무조건 '물건을 들고 나가라'라는 식이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일반 영업직원과 차별 또 차별

영업 실적 차이는 잦은 전보뿐 아니라 사측에서 제공하는 무료폰, 보조금 지급 등으로도 발생했다. 동일한 휴대폰 기종을 팔더라도 일반 영업직원에게 지원된 무료폰 개통을 상판팀에게는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권회의는 설문 결과 사측은 실적 저조를 문제삼아 상판팀에게 '시간대별로 일일보고를 작성하도록 하고, 일반영업직보다 높은 개인별 매출목표제출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권침해가 알려지면서 지난달 KT노조는 '상판팀 해체'를 골자로 한 노사합의서를 채택할 수 있었지만, KT사는 그간의 차별과 노동감시에 대한 재발 방지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인권회의는 지난 2일 KT사에 항의한데 이어 이날 증언대회를 열고 인권침해 재발방지와 인권문제를 제기한 상판팀에 대한 불이익 방지를 촉구했다. KT는 7일 인권회의 소속 단체에 공문을 보내 '활동 자제'를 요구하는 한편, 이번 증언대회가 "국가인권위에 진정한 사건을 유리하게 전개하려는 여론조성용"이라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