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추위도 날려버린 반전평화의 바람

유랑단 '평화바람' 올해 마지막 공연…파병반대 요구 뜨거워

평화유랑단 '평화바람'이 19일 저녁 6시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전쟁없는 세상을 위한 평화마당'을 개최하며 올해 서울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평화바람'은 지난달 14일 발족한 이래 신촌을 시작으로 홍대와 대학로, 인사동을 비롯한 서울 일대와 부천, 인천을 두루 거치면서, 반전평화·파병반대의 열망을 담은 작은 공연으로 평화의 바람을 일으켜왔다.

이날 유난히 추운 날씨 속에 진행된 공연에서 유랑단 단장 문정현 신부는 "올해 활동은 여기서 정리되지만 평화를 위한 우리들의 유랑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라며 "내년에도 더욱 힘찬 활동으로 반전평화를 위한 마음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코앞에 다가온 한국군 추가 파병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이어졌다. 평화바람 공연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반전 뮤직비디오 '앗살람알라이쿰'의 최진성 감독은 '사람은 못 돼도 괴물만은 되지 마라'는 한 영화의 대사를 언급하며 "이미 괴물이 된 부시와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노무현이 국민들마저 괴물로 만들려 하고 있다. 우리 모두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파병을 반드시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지난달 30일 한 달간의 이라크 현지조사를 마치고 귀국해 평화바람 단원으로 활동 중인 김재복 수사도 "이라크에는 지금 이 시간에도 아이들이 탱크에 깔려 죽고, 무고한 시민들이 미군의 총에 맞아 죽어가는 비참한 일들이 하루에도 몇 건씩이나 일어나고 있다"며 전쟁을 반대하고 생명을 사랑하고 평화를 위하는 길에 모두가 끝까지 함께 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공연에서는 파병반대 병역거부자인 강철민 씨에 대한 지지와 그의 무죄석방을 탄원하는 서명과 모금 활동도 진행되어 참가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강 씨는 지난 12일 광주 육군 31사단에서 열린 공판에서 군 검사에게 징역 3년을 구형받았지만, '파병이 철회될 때까지 어떠한 병역의무도 거부할 것'이라는 평화의 신념을 끝까지 굽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17일 추가 파병 계획을 구체화하고 오는 22일까지 대미군사실무협의단의 협의를 통해 파병지역을 최종 선정한 후 내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파병동의안을 국회에 보낼 예정이다.

유랑단 '평화바람'은 내년 1월 둘째 주부터 활동을 재개, 반전평화의 열망으로 전국을 감염시키기 위한 유랑길에 다시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