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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자본의 탐욕 막으러 칸쿤으로"

10일부터 WTO 5차 각료회의…반세계화 운동 총집결

초국적 자본의 지배를 거부하고 더 나은 세계를 향한 민중의 직접행동이 또다시 시작됐다.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WTO 5차 각료회의를 저지하기 위한 세계 반세계화 운동진영의 움직임이 본격화된 가운데, 1일 국내 민중운동진영도 투쟁 계획을 밝혔다. 전국민중연대와 자유무역협정·WTO반대국민행동은 이날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차 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행동계획을 발표하고 1백여명의 '칸쿤 현지투쟁단'을 발족시켰다.

이들은 칸쿤에서 '멕시칸스페이스', '우리세상은상품이아니다' 네트워크 등 국제사회운동단체들과 대규모 시위와 국제민중포럼을 열 계획이다. 또 △세계사회운동총회 △무역과 전쟁 포럼 △멕시코 자유무역반대행동네크워크와의 간담회에 이어, 전세계 동시다발로 개최될 '세계농민 공동행동의 날'과 '국제 공동행동의 날' 집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1일부터 오는 6일까지, 'WTO 반대, 5차 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릴레이 캠페인'을 비롯, 6일과 9일에 WTO 반대 집회가 계획돼 있다.

기자회견에서 전국민중연대 오종렬 공동대표는 "세계를 지배하는 초국적 자본의 하위수단인 군사력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으며, 이러한 초국적 자본의 탐욕과 이익에 의해 다스려지는 것이 우리의 절박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그럼에도 국가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나서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칸쿤에 가는 것"이라고 현지투쟁의 이유를 밝혔다. 노동자의 힘 이종회 대표는 "현지투쟁단은 칸쿤에서 각료회의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을 전투적으로 벌일 것이며, 한편으로 (세계각국의 반세계 운동세력과) 의견을 나누고 대안을 찾는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각료회의에서는 2001년 4차 각료회의부터 시작된 도하개발의제(DDA)에 따른 새로운 무역체제 출범을 위한 여러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 첫 번째는 수출보조금과 국내보조(추곡수매제 등)의 감축 등을 목표로 하는 농업협정으로, 이는 대규모 농업자본과 경쟁하는 제3세계 농업의 몰락을 예고하고 있다. 공공서비스의 사유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서비스협정은 교육, 보건의료, 에너지, 상수도, 통신 등을 협상대상으로 삼고 있다. 세 번째 특허에 의한 배타적 권리의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지적재산권협정은 식품, 의약품, 종자, 전통적 지식 등에 대한 민중의 접근권 박탈이 우려되는 협정이다.

더욱이 전세계적 투자와 금융거래의 자유화를 내용으로 하는 '투자자유화협정'(이른바 싱가포르 이슈 협상)의 체결 시도는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중진영은 "투자자유화협정이 단기차익을 찾아 떠도는 초국적 투기자본의 투전판으로 세계경제를 전락시킬 것"이라고 엄중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