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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울림 <버스를 타고 싶다> - 장애인이동권 투쟁 영상 보고서

장애인이동권 투쟁에 대한 영상 보고서가 나왔다.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팀인 다큐인에서 최근 내놓은 이 기록영상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장애인이동권 투쟁의 전모를 담고 있다.

작년 1월 오이도 리프트 참사로부터 최근 발산역 사고까지, 장애인의 대중교통 이용은 목숨을 걸어야하는 모험이기도 하다. 작품은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동권이 얼마나 천시되고 소외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작품은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이들의 한스러운 사연이 곳곳에 드러난다. 보건복지부, 건교부, 총리실 등을 수없이 방문하면서 정부로부터 책임있는 이야기도 듣지 못한 채 푸대접받은 이들은 대국민홍보를 위해 집단적으로 지하철을 탈 때도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과 구박을 받아야 한다. "시민을 볼모로 삼고 집단행동하지 말고 선진국처럼 행동하라"는 것이다. 몇 분의 불편함을 감수할 수 없는 이기심 앞에 기본적인 권리 중에 하나인 '이동권' 확보가 쉽지만은 않으리란 것을 짐작하게 한다.

작품은 마치 액션영화처럼 폭력적인 장면이 수시로 등장한다. 이동권 투쟁과정에서 공권력이 얼마나 많은 폭력을 사용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제까지 받아온 사회적 천시에 대한 분노와 정부의 무성의함으로 인해 이들의 투쟁은 철도점거, 도로점거 등 극단적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소수자들이 몸을 내던지는 투쟁을 택할 수밖에 없는 절박함이 있음에도, 작품에서 보여준 폭력상황은 경찰들이 소수자의 참담함에 대한 이해와 배려, 곧 인권의식이 전무함을 또다시 깨우쳐준다. 쇠사슬을 목에 걸고 버티고 있는 장애인을 짐승처럼 끌고 가는 장면은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작품은 장애인의 권리를 외치다 죽은 고 최옥란 열사에게 바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