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장애인 이동권, 팔짱 풀고 일을 하라

인권단체 공동기자회견, 서울시와 국가인권위 질타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국가인권위 점거 단식농성이 아흐레를 넘겼다. 최근 발산역 리프트 추락참사 사건을 계기로 분노가 극에 달한 장 애인들이 극한적 단식농성에 들어가자 각계의 지지와 격려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0일 인권단체들도 서울시청의 공개사과,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 한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11시 장애인들의 농성장인 국가인권위 건물 11층에서는 인권실천 시민연대, 천주교인권위 등 13개 인권단체들이 공동으로 회견을 열어 장애 인들의 농성에 지지를 보냈다.

기자회견에서 인권단체 대표자들은 "청계천을 뜯어고치겠다는 사람이 이동 이 제일 필요한 장애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가"라며 침묵으로 일관하 고 있는 서울시를 비난했다. 서울시는 '농성 중에는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겠 다'는 한편 '책임질 일 없기 때문에 사과할 일 없다'는 고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인권단체들은 국가인권위를 향한 유감도 가감 없이 표출했다. 국가인 권위원회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한편 농성 중인 장애인들에게 퇴거를 종용하고, 급기야 지난 17일에는 국가인권위원장 실에서 직원휴게실로 농성장소를 옮기게 해 비난을 사 왔다.

이에 인권단체들은 "지난 1월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대한 진정을 제기 받았 음에도 불구하고 인권 주무기관으로서 어떠한 역할도 수행한 바 없다"라며, "법적 권한이 없다는 말만 하지 말고 당연히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하라" 라고 질타했다. 무기한 단식농성 중인 박경석 장애인이동권연대 공동대표는 "마지막 심정으로 국가인권위에 들어왔다"라며, "대한민국에서 인권이 치장 물, 화장품이 아니라면 기본적 요구를 받아 안는 모습을 기대한다"라고 말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권단체 대표단과 장애인 농성자들은 서울시청으로 향 했다. 전경들이 가로막은 입구에서 한동안 실랑이를 벌인 끝에, 5명의 대표 단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휠체어에 탄 중증장애인들 은 "인권, 흥! 그만둬! 장애인은 방구석의 폐기물이 되었다"라는 피켓을 들 고, '정성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라는 서울시청 민원실 간판을 뒤로 한 채 다시 단식농성장으로 향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다. 이동할 수 있어야 인간으로서 살 수 있다.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 20년, 30년 집구석에 박혀서 자신을 탓하거나 가족 에게 부담주지 않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 그 첫출발이 이동이다"라고 외친 박경석 공동대표는 "굶어 죽어 나가는 한이 있더라도 농성을 계속 하겠다" 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