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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특별기고> 소리바다는 계속되어야 한다


소리바다와 관련한 판결은 단지 소리바다 사이트나 MP3 음악 파일의 이용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향후에 인터넷 상의 모든 디지털 저작물의 이용 방식에 대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기에 그 파급력은 엄청나며, 그만큼 신중하게 결정돼야 한다. 이번 결정은 물론 소리바다의 위법성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이 아니라, '가처분 결정'일 뿐이지만, 본안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음반사 측은 마치 저작권을 일반 물건의 소유권과 마찬가지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저작권을 저작권자의 이익만을 보호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저작권은 '문화의 발전'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지식의 확산이나 이용자의 권리 역시 균형있게 보호하고자 한다. 즉, 저작권자의 권리는 특정한 상황에서 일정정도 '제한'을 받게된다. 소리바다와 관련한 쟁점은 인터넷에서 저작권을 인정할 것인가, 아닌가가 아니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 저작권은 인정되고 있다. 문제는 이용자들이 서로 책이나 음반을 돌려보는 것과 같은 비영리적이고, 개인적인 이용까지 저작권으로 제한돼야하는가 이다. 저작권법 27조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를 저작재산권을 '제한'하는 사유로 인정하고 있으며, 이는 인터넷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돼야 한다.

인터넷은 축복이면서 굴레가 될 가능성도 높다. 과거에 저작권법의 주 단속 대상은 상업적으로 대량의 불법복제를 행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거의 비용이 없이, 원본과 동일한 복제물을, 대량으로 생산해낼 수 있다. 이에 대한 저작권자들의 우려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에 대해 규제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또 다른 재앙을 맞게될 것이다. 우선 과거에는 허용됐던 친구에게 책을 빌려주거나 복사해주는 행위가 인터넷에서는 금지된다면(디지털이기 때문에 금지한다?), 디지털화와 인터넷이 가져다 준 정보 유통에 있어서의 혁명적 가능성을 우리가 축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더 큰 문제는 만일 이용자들의 비영리적이고, 개인적인 파일 교환이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판결한다면, 메신저나 메일을 통한 파일 교환 역시 불법으로 규정될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들에게 규제의 책임을 묻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ISP들은 이용자의 메신저나 메일 등 개인적인 영역까지 감시하게 될 것이다. 이는 이용자의 프라이버시권의 침해이자 중대한 통제메커니즘이 만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사이트를 폐쇄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진정한 음악인이라면 자신의 노래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향유될 수 있다는 것을 기뻐해야 하지 않을까? 인터넷은 창작자와 수용자가 음반사를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의 가능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창작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