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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기자의 눈> ‘고교평준화 인권법적 검토’ 학술토론회

인권이 빠져버린 인권법적 검토


고교 평준화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서울대학교 BK21 법학연구단 공익인권법센터는 ‘고교평준화를 위한 무시험진학제의 인권법적 검토’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그러나 “엘리트 중심교육에서 벗어나 교육기회를 평등하게 보장”하려는 고교평준화의 애초 도입목적이 무시된 채, 소위 우등학생이라 불리는 소수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중심으로 비평준화를 지지하는 논의가 주를 이뤄 인권법적 해석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다.

첫번째 발제를 맡은 허종렬 교수(서울교육대 헌법․교육법)는 고교평준화에 대해 “획일적 평등주의를 강조함으로서 학생들의 실력을 하향평준화 시키고 자유보다 평등을 강조해 학생의 학습권과 부모의 교육권 및 학교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석연 변호사도 “고교평준화는 능력에 따른 차이를 인정하라는 헌법 정신을 무시한 교육정책으로 공교육을 황폐화하고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위헌적 제도"라며 고교평준화를 반대했다.

이에 대해 이기우 교수(인하대 법학)는 “학교선택의 본질을 교육선택권으로 본다면 개별적인 학교의 선택보다는 각 학교에서 교육프로그램 선택이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고교평준화를 실시한다고 해서 학생들의 자질에 따른 교육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상희 교수(건국대 법학) 또한 “우리나라의 심각한 학벌구조 속에서 고교 비평준화를 실시하는 것은 어렸을 적부터 계층․계급을 고착화시키는 카스트 제도”라고 비판하고, “교육의 목적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개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격을 형성하고 나아가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치는 것이어야 한다”고 고교평준화를 찬성했다.

고교평준화 제도는 중학교 교육과정이 입시과목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개선하고 일류․이류․삼류로 나뉘어져 학생들의 학력이나 교육여건 등에 나타나는 학교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1974년에 도입됐다. 이후 일부지역에서 평준화가 해제되기도 했지만, 2000년에는 평준화 정책이 해제됐던 군산과 이리에서 주민의 여론에 따라 평준화정책이 재도입됐고, 평준화가 해제된 춘천이나 비평준화 지역인 포항시, 의정부시, 안산시 등에서도 다시 평준화 정책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찬반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전교조는 “평준화 제도가 해체되면 중학교에서 초등학교까지 무한입시경쟁이 이루어지고 사교육이 더욱 팽창할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교육 문제의 본질은 학력, 학벌 구조와 획일적 입시교육에 있다”고 지적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