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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권영화 보기 <가리봉동 그 변방의 사람들>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가리봉동 하면 무의식적으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가리봉동은 좁은 골목과 낮은 지붕 그리고 다닥 다닥 붙어 있는 쪽방과 함께 창백한 얼굴의 '사계'의 주인공들을 떠올리게 한다. 전태일의 누이와 형제들이 사라지고 없는 가리봉동은 최근 '꿈'을 찾아 서울까지 와서 고단한 삶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조선족들로 인해 북적거리고 있다.

2000년 인권영화제에서 인도 비하르 지역의 참상을 고발한 <보이지 않는 전쟁>의 제작프로덕션 리포트25는 최근작 <가리봉동 그 변방의 사람들>에서 이 곳 사람들을 집중취재했다. 제작팀은 3개월 동안 가리봉동 사람들과 같이 쪽방살이를 하면서 가리봉동의 변한 모습과 변하지 않은 것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변한 것은 단지 저임금 노동자들이 조선족으로 대체된 것이며 여전한 것은 변방의 소외되고 착취당하는 삶의 고통들.

상대방 부모의 반대 때문에 임신했음에도 결혼도 못하고 아이를 입양기관에 넘겨야 하는 조선족 여인, 만성적인 임금체불과 힘겹게 싸우는 초로의 노동자들, 쪽방에서 외롭게 인생을 마감하는 독거노인 등이 이 작품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변방의 사람들이다. 23일 밤 12시KBS 수요기획을 통해 방송되는 이 작품은, 이후 방송에서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모아 독립영화버전으로 재편집될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