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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우리도 운영위에 참가하고 싶다”

학생들 요구에 자퇴․전학․징계 등 공포분위기 조성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주체적인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해 왔던 중고등학생들이 교사, 학부모, 지역인사로만 구성되는 학교운영위에 참여하겠다고 나섰다. 학생인권과 교육개혁을 위한 전국중고등학생연합(대표 육이은, 아래 학생연합)은 지난 15일부터 “학교의 주인은 학생, 학생을 학교운영위로!” 라고 주장하며, ‘학생의 학교운영위 참여를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주말에도 서울, 부산, 광주, 목포, 순천을 거점으로 낙서판, 퍼포먼스, 서명운동 등 캠페인을 벌였다.

학생연합 서울지역장 황두영 씨(인창고 2년)는 학운위에 학생이 참여하는 의의에 대해 △교육의 주체로서 학교운영에 관해 최소한의 정보를 알고 △먹을 것, 입을 것, 배울 것 등 학교생활과 밀접한 사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며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민주적 절차를 체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학교운영위는 학교급식, 과외교육활동, 학교장 추천 등 학생들의 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사항들을 심의하고 있다. 황 씨는 “단적으로 말해 지금 운영위는 교장이 결정사항들을 읽으면 학부모, 지역인사들이 기부금을 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 “학생들은 학교운영위에 참관조차 할 수 없고, 누가 운영위원이고 무엇을 결정했는지 알 길이 없다”며 운영위의 폐쇄성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

이런 학교운영위 참가요구에 대해 학교측은 징계․퇴학 운운하며 극도의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학생연합 광주지역장인 박형준 씨(조대부고 2년)는 7일 학교측으로부터 학생연합 결성과정에 대한 ‘심문’을 당했고, 15일 광주 5․18 시민공원 앞에서 캠페인을 한 후 자퇴 혹은 전학을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연합 부산지역(준)장인 송OO 씨는 집회신고한 사실이 학교에 알려져 “학교측에서 개학 후 징계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광역시교육청 배의부 중등교육과장은 “학생들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외부활동을 할 때 학교장의 승인이나 부모의 동의를 얻도록 지도하라고 지침을 내렸을 뿐”이라며, 자퇴 혹은 전학을 강요한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에 대해 황두영 씨는 “학교운영위의 참여를 민주적 절차를 경험할 수 있는 하나의 교육장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학생연합은 9월 초까지 계속해서 주말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며, 앞으로 두 달 동안 매일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