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기획> “인권을 찾자! 교칙을 찾자!” 캠페인 ④(끝)

선도규정: 교육 대신 응징이 있다


지난 6월 ㅅ고의 윤OO군은 두발자유화와 관련된 교내 집회를 하려다 징계를 받았다. 징계 과정에 대해 윤 군은 “징계 과정요? 뭐 특별한 과정이 있는지 모르겠는데요. 학생부 선생님한테 잡혀서 하루종일 얘기하고 얻어맞다가 다음 날부터 독후감, 반성문, 그런거 쓰다가... 1주 근신에 3주 학교봉사라는 얘기만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윤 군은 징계위원회에서의 진술기회를 갖지 못했고, 징계 결과만을 통고 받은 것이다.

이번 캠페인에서 195개 학교의 선도규정을 분석한 결과 104개 학교가 징계 시 학생에게 진술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교칙에 명시된 ‘진술 기회’가 징계위원회에 직접 출석하여 소명의 기회를 갖는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사전진술과 징계위원회에서의 진술은 크게 다르다. 따라서 당사자가 직접 출석하여 소명의 기회를 갖는 것으로 분명하게 표현돼야 할 것이다.

또한 징계 결과에 대한 재심요구권이 대부분의 학교에서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심요구권이 학생에게 보장된 학교는 2개, 학부모에게 보장된 학교는 3개에 불과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학교장에게 재심요구권이 주어진 학교는 138개이다. 징계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재심요구권이 징계권자인 학교장에게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규정이다.


체벌 전 질병 유무를 확인하라?

통상적인 징계단계(훈계-교내봉사-사회봉사-특별교육-퇴학)외에 107개 학교가 별도의 체벌규정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벌규정에 따르면 교사는 체벌 전에 학생의 신체적, 정신적 질병유무를 확인해야 하고, 교감 또는 교장의 사전허락, 부모나 학생의 체벌 동의를 받아야 한다. 체벌은 다른 학생의 눈에 띄지 않는 곳이나 노출되지 않는 장소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체벌 후에 따로 불러 지도해야 한다.

체벌에 대한 찬반논의를 떠나 우려스러운 것은 ‘이 규정이 과연 체벌에 대한 억제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겠는가’이다. 그럴 가능성이 없다면 지켜지지도 않을 규정을 둔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불온, 불온, 불온!

‘반국가적, 반사회적 행위를 하는 경우’, ‘불온문서 은닉, 탐독, 제작, 게시 또는 유포’, ‘불법집회 또는 서클에 참석․가입’, ‘외부불순세력에 가입, 또는 이에 연계된 불순행위’, ‘사상이 불온하거나 이적행위한자’…

교칙에서는 ‘사상․양심․집회․결사’의 자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나같이 부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학생들의 기본권을 향한 학교 당국의 불순한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 결과 이런 행위에는 특별교육이나 퇴학의 중징계가 뒤따른다.

이밖에도 징계 사유에는 ‘불미스런’, ‘불건전한’, ‘학생답지 못한’ ‘물의를 일으킨’ 등의 표현을 남발하여 규제하고 있는 행위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또한 잘못이라고 판단된 행위의 유사성에 관계없이 징벌 내용이 학교마다 또는 한 학교 내에서조차 다른 경우가 많다. 최후의 징계수단이어야 할 퇴학에 해당하는 사유가 60여 개나 된다.


학생의 존엄성과 합치되는 규율

학생들이 기꺼이 따를 의무를 깨닫기 위해서는 ‘정당’한 규율이 요구된다. 통제와 엄벌주의를 벗어나 해당 학생의 인간적 존엄성을 존중하고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교칙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