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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5회 인권영화제 상영작> ② '세계은행 부수기' '평화의 훼방꾼-미군'


[세계은행 부수기 BREAKING THE BANK 미국/ 2000/ 딥 디쉬 텔레비젼/ 74분/ 다큐멘터리]

작년 시애틀 WTO 반대 투쟁, 올해 4월 워싱턴 'IBRD와 IMF 반대' 시위 등 얼마전 프라하를 뒤흔들었던 전세계 민중들의 함성은 '자본의 세계화'에 맞선 전세계 민중의 대규모 연대이다. 영화는 그 중에서 워싱턴 투쟁을 기록한 뉴스릴을 조각조각 모았다. 취재에 나선 사람들은 미국 독립미디어들. 주로 인터넷을 통해 투쟁속보를 알린 이들은 지구촌 민중연대의 숨은 공신들이다. 상업미디어들의 제한적인 취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생동감과 더불어 투쟁의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덕테이터 THE DUCKTATOR 오스트레일리아/ 1997/ 울터 브람호스트 & 구스 반 웨버렌 감독/ 46분/ 다큐멘터리]

<덕테이터>는 2차대전 중 만화영화를 이용한 미국의 전쟁 홍보전략을 고발한 영화로 죽음과 폐허로 상징되는 전쟁이 '오락처럼 흥미롭게' 전달되는 모습을 낱낱이 파헤친다.
도날드 덕은 전쟁을 '흥미'로 만들며, 만화 속에서 적군에게 가해지는 인종차별은 은연중 현실이 되어 버린다. 1943년 디즈니 영화의 94%가 전쟁관련 영화였다는 사실에서 드러나듯, 우리에게 친숙한 만화 주인공들의 눈부신 활약은 전쟁홍보의 일등 공신이 된다.
영화는 2차 대전 당시 만들어진 만화영화들이 세운 전쟁홍보 공로를 비판하면서 이들이 대중의 심리를 얼마나 전쟁에 우호적으로 몰고 갔는지 분석하고 있다.


[데일리 네이션 THE NATION 네덜란드/ 1999/ 하일레 몰레 & 주프 반 위지 감독/ 70분/ 다큐멘터리]

기사 선택을 놓고 뜨거운 논쟁을 벌이는 신문 편집자들과 신문을 배급하는 사람들 그리고 독자들을 쫓는 카메라는 데일리 네이션이라는 케냐의 대안언론 통해 케냐 사회의 언론의 역할을 조명한다. 케냐에서 데일리 네이션에 대한 호응은 절대적이다. 사회의 합리적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제 3세계의 언론상황 에서 대안언론은 절실히 요구된다. 따라서 소외계층의 소식과 입장을 담아내는 데일리 네이션은 그 사회의 진보와 변화 요구를 대변한다. 데일리 네이션의 성공은 과장된 기사가 아닌 '진실의 보도'를 요구하는 독자들과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사람들이 알아야한다'고 믿는 신문쟁이들의 빛나는 성과이다.


[판단 JUDGMENT 유고/ 유고공영방송/ 30분/ 다큐멘터리]

<판단>은 매스미디어의 '조작'과 '파장'을 보여주면서, 그것의 진정한 역할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영국 상업방송 ITN은 유고내전 당시 세르비아 회교도들의 이미지를 처음으로 만들어내 전세계 미디어에 배포한다. 수용소 철조망 너머로 분노에 이글거리는 시선을 던지고 있는 알바니아인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바로 그것. 그런데 그 사진은 '사실'을 보도한 것일까? 영화 <판단>은 공교롭게도 같은 장소에서 ITN의 취재현장을 녹화한 유고공영방송의 자료화면을 통해 사실과 그것의 '날조'를 소름끼치게 보여 주고 있다.


[카호 오라위 KAHO' OLAWE 미국/ 1997/ 데이비드 H. 카라마 Jr 감독/ 58분/ 다큐멘터리]

마치 '내셔널 지오그라피'를 한 장씩 넘기는 것처럼 <카호 오라위>는 눈부신 하와이의 풍경과 선주민들, 그들의 노래가 화면마다 시적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세계풍물기행이 아니다. 미군기지 반대를 위한 하와이 선주민들의 지난 20년 동안 쉼 없는 투쟁을 품은 <카호 오라위>는 조상들의 땅과 자연, 전통과 문화를 보여주면서 그것들을 파괴하는 군사시설들의 철수를 주장한다. 감독은 선주민 2세로 하와이 선주민들의 '미군기지 반대 운동'을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더욱 절실하게 이야기한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반대투쟁 GUIDE TO U.S BASE IN OKINAWA 일본/ 1999/ 니이다 스스무 제작/ 90분/ 다큐멘터리]

1995년 10월부터 1999년 5월까지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반대투쟁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4년 가까운 기간에 촬영팀이 쓴 취재 테이프만 200시간. 1972년 이후 미군의 지배에서 벗어나 일본으로 복귀한 오키나와에 미군주둔을 위해 일본정부는 주민들 땅을 임대하고 미군기지에 재임대하는 방법으로 미군기지를 존속시켜왔다. 1977년 5월. 오키나와 주민들은 반환을 요구한다. 일본정부는 미군기지를 유지하기 위하여 법을 개악한다. 의회에서 날치기로 이 법이 통과되던 날 방청석에 있던 주민들은 "땅도둑놈들!"이라고 외치다가 체포된다. 오키나와의 투쟁은 우리의 미군기지 반대운동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역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