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제5회 인권영화제 상영작> ① '미국의 얼굴'


[대지의 소금 SALT OF THE EARTH 미국/ 1954/ 허버트 비버만 감독/ 94분/ 드라마]

1950년대, 매카시즘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할리우드 영화인들이 만든 이 영화는 당시엔 전국의 극장들에 의해 상영을 거부당했다. 1950년대 인종, 계급, 여성 등 미국의 모든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낸 <대지의 소금>은 이제, '후세에게 물려줄 소장 영화 100편'중 하나로, 민중영화의 고전으로, 명화의 전당에 모셔져 있다.

이 영화는 1950년 뉴멕시코주 실버시티의 아연 광산에서 벌어졌던 광부파업을 소재로 하고 있다. 잇따른 광부 매몰사고를 계기로 멕시코계 광부들은 경찰과 백인 광산회사들의 횡포에 맞서 파업을 결행하지만, 무력탄압과 회유속에 파업은 지리멸렬해진다. 이러한 상황을 뒤엎고 파업을 성공으로 이끌어 가는 건 다름아닌 광부들의 아내. 무력과 회유도 가난과 성차별의 이중고에 시달려온 아줌마들의 악다구니를 당해내지 못한다. 이 영화에서는 특히, 남편 뒤치닥거리를 하면서 기죽어 살던 여자들이 스스로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를 깨닫고 자존심을 회복해 가는 과정이 심금을 울린다. 이 영화는 계급과 성을 아우르는 모든 종류의 '평등'에 관한 영화다.


[처벌에 맞춘 범죄 A CRIME TO FIT THE PUNISHMENT 미국/ 1982/ 바바라 모스 & 스테판 마크 감독/ 46분/ 다큐멘터리]

<대지의 소금>이 만들어진 1950년대 배경과 당시 정치적 분위기를 조사하는 다큐멘터리. 50년대 미국의 매카시 분위기를 전달하는 풍부한 자료화면과 함께 노동자, 소수자, 억압당하는 여성의 역할을 맡았던 배우들에게 당시의 회고담을 다시 듣는다. 영화는 미국사회를 관통했던 공산주의에 대한 히스테리, 그 기만의 역사를 만들어낸 가해자와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를 명료하게 가려낸다. 50년대 영화와 정치의 관계를 흥미 있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미국의 비극 SCOTTSBORO : AN AMERICAN TRAGEDY 미국/ 2000/ 다니엘 앤커 & 바릭 굿만 감독/ 84분/ 다큐멘터리]

1930년대 미국의 인종차별과 관련해 최대의 이슈가 된 스코츠보로.
<미국의 비극>은 1931년 미국 앨라배마주 스코츠보로를 지나던 열차에서 두 명의 백인 여성이 아홉 명의 10대 흑인으로부터 윤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된다. 흑백차별이 유난한 앨라배마주는 이 흑인들에 대한 살기로 뜨거워졌고, 급기야 법정은 이 아홉 명의 흑인에게 전기의자 사형선고를 내린다. 그러나 미국 공산당이 이 사건을 문제삼기 시작하면서 스코츠보로 사건은 인종차별에 맞선 흑백의 연합전선을 만들어낸다.


[버림받은 사람들 ABANDONED : The Betrayal of America's Immigrants 2000/ 미국/ 데이비드 벨르 & 니콜라스 워솔 감독/ 55분/ 다큐멘터리]

이민자들이 건설한 나라에서 이제 이민자들은 차별과 버림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1996년 미국에서 새 이민법이 통과된 뒤 갈수록 작아지는 이민자들의 권리를 다룬 <버림받은 사람들>은 최근 일고 있는 이민자 차별 반대운동의 입장에서 미국 정부의 반인권적 처사를 질타한다. 미국 내 인구증가와 노동집약적 산업의 해외이전으로 일자리가 모자라게 되자 정부와 사회는 지금까지의 이민자들에 대한 태도를 바꿨고 그것의 결정체가 1996년 개정된 이민법이다. 영주권자의 사회복지 수혜권을 축소하고 추방 가능한 범법영주권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개정 법안 때문에, 가족 모두가 미국에 있는 영주권자가 10년 전의 가벼운 벌금형을 받은 전과로 인해 추방당하는 일 등의 인권침해 행위가 속출하고 있다. 영화는 정치적 박해를 피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자들도 이민국의 행정편의라는 명목으로 강제수용되고 있는 현실을 폭로함과 더불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강제수용시설도 고발한다.


[고향 HOMELAND 2000/ 미국/ 줄리안 스피츠밀러 & 헨크 로저슨 감독/ 60분/ 다큐멘터리]

<고향>은 인디언 수난의 성지이자 인디언 보호구역인 미국 사우스 다코다에서 힘겹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인디언 가족들의 삶을 조명한다.
사우스 다코다는 1877년 미국정부가 블랙힐 지역을 뺏기 위해 대규모 학살을 자행던 곳. 1973년 인디언운동을 말살시키기 위해 그들의 추장을 죽게 만들기도 했던 지역이다. 이곳은 1975년부터 옥살이를 하고 있는 인디언해방운동의 대부 레오나르도 펠티어도의 고향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우스 다코다는 형편없는 주택시설, 실업과 알콜 중독, 마약이 만연한 '보호구역'으로 상징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