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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미 대선에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


미국 대선과 관련, 국내 언론은 공화당과 민주당의전당대회 소식을 앞다퉈 보도하지만, 두 당의 정책에 반대하는 미국 내 민중들의 저항에 대해서는 관심 밖이다. 두 당의 전당대회에 즈음해 지난 1일 필라델피아와 14일의 LA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소식을 전한다. <편집자 주>

지난 1일 필라델피아 현장에서는 약 450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 이 중 일부는 연행 중에 구타당하고 변호사 접견이 금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연행 후에도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지문날인을 거부하고 이 중 30여 명은 부당한 대우에 항거하는 단식을 했다.

14일에는 반자본, 반세계화, 반NMD를 기치로 한 시위대와 정치범 무미아 아부자말의 석방을 위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무료 콘서트를 보러 온 사람들이 LA경찰이 쏜 최루탄과 고무 총알에 맞아 부상자가 속출하였다. 시위대는 다양한 주장을 하고 있으나 주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무미아 아부자말 석방 : 인권영화 '모든 권력을 민중에게'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아부자말은 81년 경찰살해 혐의로 체포되었으며, 당시 또 다른 용의자를 목격했다는 증언에도 불구하고 사형이 언도되었다. 아부자말은 당시 필라델피아 흑인기자협회장으로서, 흑인정치결사단체인 흑표범 당의 당원으로서 인종차별, 경찰폭력에 반대하여 활동한 인물로 많은 사람들은 이 사형선고를 정치적 보복으로 간주하고 있다. 엠네스티와 프랑스 죠스팽 총리 등 유명인사들의 사면요청에도 불구하고 아부자말의 사형은 확정된 상황이며, 미 전역에서 아부자말 석방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경제 정의의 실현 : 미국 역사상 최대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그 혜택은 빈곤층에게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항거하는 단체 중 하나인 '빈곤층의 경제적 인권을 위한 운동본부(Poor People's Economic Human Rights Campaign)'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맞춰 '경제적 인권을 위한 행진'을 기획하였다. 이 행진에는 홈리스, 미혼모, 복지수당에 의존해 사는 빈곤층 등이 참가해 호황 속에 사라져 버린 빈곤층의 권리를 주장하였다.

▲사형제도의 재고 : 공화당 후보 부시가 주지사로 있는 텍사스 주는 미국에서 사형이 가장 많이 집행된 곳이며, 12월 전에 10명의 사형이 예정돼 있다. 사형제도는 그 자체의 비윤리성 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 흑인, 빈곤층, 소수민족 등에게 편파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시위대는 무미아 아부자말의 아들 마지 아부자말이 말한 바와 같이 "민주․공화 양당의 정책 간에는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 그들은 모두 기득권층의 이익만을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후에도 대선 캠페인 현장을 무대로 지속적인 활동을 예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