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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노조원 증언 모음

호텔롯데 36·37층 상황

6월 29일 새벽 4시 경찰 투입 이후 36․37층에는 각각 5백여 명 정도의 노조원이 있었다.

경찰투입 전에 이 곳에서 자고 있던 노조원 5백여 명과 경찰 투입이후 2층에서 노조원 5백여 명이 더 올라왔다(잠실 연회팀 성기안).

36층의 여성노조원들은 샤롯데 룸, 로비 등에, 37층의 여성노조원은 주로 펄 룸에 있었고, 남성노조원들은 밑에서 올라오는 세 개의 통로를 의자, 테이블 등으로 막았다.

6시 30분경 이 곳의 상황은 '저항해봐야 소용없다', '저항하다가 시간이 지연되면 날이 밝아져 경찰이 포기할 것이다'는 논의가 분분할 정도로 비조직적이었다.(본관 시설부 이우곤)

7시 15분 경에 36층 백남빌딩 쪽 통로가 맨 먼저 뚫리고, 이어 18분 경에 신관통로 쪽으로 경찰이 들어왔으며 중앙 게스트 엘리베이터 쪽(중앙통로)을 21분 경에 경찰이 뚫고 들어왔다.(잠실 연회팀 성기안)

백남빌딩 쪽 통로로 들어온 경찰은 미처 엎드리지 못한 여자한테도 군화발로 짓밟고, 동색의 긴 파이프로 마구 휘둘렀다. 여자들 속에 있던 남자를 발견한 경찰은 여자들은 마구 짓밟고 들어가 그 남자를 패서 끌어냈다. 여성 조합원을 보호하려 온몸으로 감싸주던 남자 조합원에게 여러 명이 한꺼번에 몽둥이를 휘둘러 그 조합원이 몸을 비틀며 고통을 호소하는 걸 보고 광주항쟁의 기억이 떠올랐다. (객실팀 프론트 담당 김희정)

36층을 진압한 경찰은 백남빌딩 쪽 비상사다리, 신관쪽 비상사다리와 36층에서 37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통해서 7시 45분경에 37층으로 진입했다. 37층은 특히 여성조합원이 많았고 이들은 대부분이 펄 룸에 집결해 '공권력 철수' 등의 구호를 외치고, 노동가요 등을 부르고 있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경찰이 시민을 의식해 자진 철수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때까지 버텨보자고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본관 시설부 이우곤)

37층에서 바리케이트를 치는데 건너편에서 '상황 끝'이라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냐고 그랬더니 '솔개'라고 대답했다. 비상사다리 쪽에서 솔개부대가 이미 대기중이었다.(고인수)

7시 45분경 방어벽이 무너지고 4~5미터 정도되는 불기둥이 앞으로 치솟았다. 경찰 2명이 뛰어들어오며 '대가리 쳐들면 찍어버려, 머리 쳐들면 눈알을 파버려'라는 욕을 하며 쇠파이픈지 곤봉인지로(머리를 못들어 군화발만 봤음) 고개숙인 머리위를 마구 훑었다. 또 밖에서는 남자 직원의 비명소리가 연신 들렸다. 펄 룸 안에서는 군화발로 앞사람의 발을 차고 등을 밟았다. 아비규환이 바로 이런 거라고 생각했다.(잠실 면세점 백윤희)

'37층 진압완료, 솔개 빠져!'라는 소리가 들리고 잠시후인 8시경에 다른 전경이 들어와서 상황이 조금 진정됐다. 이에 한 직원이 너무 심한 폭력에 항의하는 투의 질문을 하자, 전경이 "우리가 때린 것 아닌데요"라고 존댓말로 말했다.(잠실 면세점 정향숙)

니년들 때문에 잠도 못잤다. 집구석에 있지 왜 나와서 우리 고생 시키면서 지랄이냐고 "씨발년들"하며 방패로 무조건 찍었다.(객실 관리과 신명숙)

"솔개 철수해"라는 말이 들렸으며 기자가 들어와 후레쉬를 터트리며 현장을 찍기에 바빴고 한 부대원이 "그만해 기자들 들어왔쟎아"하자 조금 진정되었다.(잠실 식음료부 김재훈)